▲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골목으로 들어서자 검은색 바탕에 흰 글씨의 ‘트랜스젠더 ○○’이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간판 아래 지하로 향하는 입구는 어둑어둑했다. 그 옆엔 4층짜리 오래된 사우나 건물이 있었다.
살구색 타일이 붙은 벽면은 언제 청소했는지 모를 정도로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홍성민 ‘세계로 선 교회’ 목사는 “동성애자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며 “그들 세계에선 아주 유명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바로 옆 건물에도 ‘○○와 트랜스젠더 단란주점’이란 간판이 붙어 있었다.
서울 이태원역 삼거리 3번 출구에서 가까운 이 골목은 동성애자들의 집결지 중 한곳이다.
25일 찾은 골목에는 동성애자들을 위한 업소들이 즐비했다.
이곳에서 7년간 복음을 전해온 교회가 곧 문을 닫는다.
용산구 보광로 59길과 60길을 포함한 이 골목 700여m 구간에 마지막으로 남은 교회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이성희 목사) 소속으로 15명 정도 출석하는 겨자나무교회(박근우 목사)다.
천국복음찬양교회(이정애 목사)도 10여년간 이 골목을 지켜왔지만 지난해 말 경기도 화성시 동탄으로 이전했다. 그 자리엔 스탠드바 술집이 생겼다.
겨자나무교회는 사우나 건물 맞은편에 있다. 1층에 식당, 2층에 교회가 자리했다.
식당 옆 한 사람 겨우 드나들 수 있는 계단을 통해서만 교회에 들어갈 수 있다.
132㎡(40여평) 넓이의 예배당은 어수선했다. 박근우 목사와 권사 2명이 화분, 주방도구 등 교회의 집기를 정리하고 있었다.
박 목사는 “오는 1일부터는 서울 효창공원 인근에서 예배를 드린다”며 “이사를 하기 위해 미리 짐을 싸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가 이곳을 떠나는 이유는 높은 임대료 때문이다.
이 골목의 도로가 지난해 정비된 후 유동 인구가 많아졌고 임대료도 1.5배 이상으로 뛰었다.
박 목사는 “우리 교회가 이 골목의 영적 보루라는 생각으로 7년간 사역했지만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겨자나무교회가 문을 닫으면 또 다른 교회도 사라진다.
매주일 오후 6시 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다문화교회 ‘세계로 선 교회’다.
이태원 인근에 거주하거나 일하는 한국인 및 외국인 등 20여명이 모인다.
외국인 성도들은 홍성민 목사가 지난 5년간 매주 토요일 이태원역 인근에서 찬양 전도할 때 알게 된 이들이다. 나이지리아 가나 케냐 등에서 왔다.
홍 목사는 고 하용조 목사가 목회하던 당시 서울 온누리교회에서 은혜를 받고 일본과 미국에서 자비량 선교를 하다 2013년쯤 이곳에 정착, 교회공간을 빌려 다문화교회를 세웠다.
한국오순절하나님의성회 소속인 그는 “하나님께서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줄 믿고 우리 교회의 처소도 예비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며 “이 교회가 사라진다는 소식을 들은 지인들이 800여만원을 모아 헌금도 하고 박 목사와 함께 대안을 마련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교회 옥상에는 십자가 탑이 세워져 있다.
십자가 탑 아래에서 홍 목사는 골목을 내려다보며 “비록 규모는 작지만 이 동네의 영적 워치타워 역할을 해온 교회가 문을 닫게 돼 참담한 심정”이라며 “하지만 하나님께서 살아계시는 한 이곳에 또 다른 교회가 세워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국노컷뉴스기사보기
504 | 포켓몬 고 동성애자 유저에 점령당한 동성애자 반대 교회 | 2016.07.13 |
503 | 晩學靑春… "내 나이가 어때서 공부하기 딱∼ 좋은 나인데" ... "늦공부하니 청춘이다" 배우는 삶 사는 3인 이야기 | 2016.04.06 |
502 |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 6가지 - 문화선교연구원 발표,독재자와 같은 목회자 때문 말씀에 대한 갈증 해소 부족 | 2014.10.08 |
501 | 명절 때마다 고민되는 '제사문화' - 가족공동체 살리는 데 초점 맞춰야...기독교효학회 주최 세미나서 이은선 교수 발제 | 2014.09.10 |
500 | 벤 토레이와 함께 하는 예수원과 북한 사역 | 2014.08.20 |
499 | '기대감 콘서트' - 기아대책 배우 임지규와 함께 행외어린이 돕기 재능기부공연 | 2014.08.13 |
498 | <주님처럼 섬기겠습니다> (32) 영적권위를 바로 세우는 교회(상) | 2014.07.23 |
497 | '구원파' 분파들의 해악도 심각 - 구원파에서 갈라져 나온 박옥수, 이요한 계열... 이단연구 목회자 모임 '아레오바고사람들' 세미나 | 2014.06.04 |
496 | 누구를 위한 '국가조찬기도회'인가? '폐지' 요구 제기돼 | 2018.02.14 |
495 | "예배 못드려도 상가로 변하게 둘 수 없어" - 87년 역사 품은 '체부동성결교회'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 2018.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