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대 할머니가 지난 9일 전북 전주 완산구에 설치된 자선냄비에 기부한 1000원짜리 지폐 다발. 한국구세군 제공
70대 할머니가 하루에 1000원씩 1년 동안 모은 돈을 한국구세군(사령관 김필수) 자선냄비에 넣고 자리를 떠났다.
자원봉사자들이 인적사항을 물었지만 답하지 않았다.
지난 9일 오후 3시쯤 전북 전주 완산구에 설치된 자선냄비 앞. 한 할머니가 자선냄비 앞으로 다가오더니 가방에서 주섬주섬 뭔가를 꺼냈다.
3개의 두툼한 흰 봉투였다.
자선냄비에 넣으려 했지만 봉투가 두꺼워 잘 들어가지 않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구세군동전주교회 하지혜 부교가 도와주러 다가갔다.
2개의 봉투엔 1000원짜리 지폐가 담겨 있었고 나머지 봉투엔 500원짜리 동전이 담겨 있었다.
돈을 꺼내 다른 봉투에 나눠 담는 하 부교에게 할머니는 작은 목소리로 “하루에 1000원씩 1년 동안 모은 것”이라고 말했다.
▲ 한 70대 할머니가 지난 9일 전북 전주 완산구에 설치된 자선냄비에 하루에
1000원씩 1년 동안 모은 돈을 넣고 있다. 한국구세군 제공
작지만 큰 사랑에 감격한 하 부교가 성함과 나이 등을 물었지만 부끄럽다며 자리를 피하려 했다.
“아름다운 선행의 모습을 남기고 싶다”고 졸라 옆모습만 겨우 두 장의 사진에 담았다.
할머니가 기부한 금액은 36만5000원보다 조금 많은 40만원 정도였다.
하 부교는 “요즘은 경기 탓인지 자선냄비에 기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 자원봉사자들이 외로움을 느낄 정도였는데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기운을 얻었다”며 “40만원이면 적지 않은 돈일 텐데 다시 한번 세상이 따뜻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규한 구세군자선냄비본부 모금본부장은 “할머니는 매일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며 돈을 모았을 것”이라며 “할머니의 마음을 생각하면 하루 1000원씩 모은 이 돈이 세상에서 가장 큰 기부금”이라고 말했다.
구세군은 오는 31일까지 전국 76개 지역 400여곳에서 자선냄비 모금활동을 펼친다.
올해 거리모금 목표액은 75억8000만원이다.
모금액은 전액 불우이웃과 긴급구호·위기가정, 사회적 소수자 등을 위해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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