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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도 줄고 예산도 줄고 설교도 맘에 안든다고 목사에게 해고 통지서를 날린다면 무서워서 어디 맘 놓고 목회활동을 할 수 있을까? 


특별한 교회를 빼고는 모두 작아지고 있는 게 시대환경이다. 


교인수가 좀 줄었다고 담임목사 혼자 물러나라는 주장은 모든 교회들의 당연한 관습으로 굳어지고 있지만 따져보면 당연한 일도 아니다. 


감리교나 성결교회는 없지만 장로교엔 당회란 막강한 의결기구가 있다. 


막강한 결정권이 있는 만큼 담임목사와 연대책임도 있다. 


당회원 모두 일괄 사표를 내면서 목사님도 동반 사퇴하자고 나오면 신앙공동체란 느낌이 확 느껴질 만도 하다. 


그런데 경영실적이 시원치 않다고 주주총회서 CEO를 잘라내듯 자유경쟁시장의 냉혹함만 느껴진다면 주님의 몸 된 공동체 어쩌구는 그냥 심심풀이 선언에 불과한 것일까?


어느 교회를 가던지 목사를 갈구는 사람들은 있다. 내 말은 덮어놓고 목사를 두둔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더구나 특정한 교회를 두고 하는 말도 아니다.


담임목사를 수퍼맨으로 보고 굽신대는 모양새도 착각이지만 목사를 심부름꾼처럼 부려먹으려는 주인님 행세도 착각이다. 


목사도 월급쟁이에 불과할 뿐 하나님의 부름 받은 성직자란 의미부여는 눈꼽만큼도 찾아보기 힘든 시정잡배 수준의 교회지도자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 .


그래서 이번 주 한 인터넷 신문을 통해 읽은 톰 레이너 목사의 칼럼이 내 마음을 터치하고 지나갔다. 


그는 '목사님들을 갈구는(cringe) 10마디'가 있다고 했다. 


교인들은 이런 말을 쉽게 뱉을지 몰라도 목사님은 아마도 그 날 밤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란다.

그럼 정리해 보자. 


교인들로부터 듣기 싫어하는 가장 보편적인 말 10꼭지를 내 나름대로 의역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목사님을 나도 좋아하는데 그런데 . . 그런데 뒤에 나오는 말이 무섭다. 

대개 목사를 갈구는 말은 그때 나온다. 좋아한다는 말은 사탕발림에 불과하다. 그 페인풀한 말 한마디가 담임목사님의 간을 태운다. 스트레스 수치도 껑충 뛰어 오를 것이다.


② 왜 그 집에 심방 안가셨어요? 

심방에 가지 못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다른 교회에서 불러오는 사람일 수도 있고 진압군처럼 쳐들어가는 식으로 심방 가서는 안 될 집도 있다. 그건 목사가 더 잘 알고 있다. 

심방 안간다고 목사를 갈구지 말라.


③ 잠깐 시간 있어요? 

막 설교하려고 예배당 입구에 들어서는 목사를 세워놓고 잠깐 말 좀 하자며 예배 시작 전에 목사의 마음을 인정사정없이 흔들어 놓는 사람들이 있다. 목사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하던지 격려와 감사보다는 습관적으로 불평과 불만을 털어놓은 사람들은 어느 교회든지 있게 마련이다.


④ 그 아무개 목사님 설교 들어보셨어요? 

이 말은 당신보다는 그 목사 설교가 훨씬 낫다고 암시하는 말이다. 고맙기는커녕 기분만 왕창 나빠지는 순간이다. 

목사님의 자존심을 마구 짓밟아주는 언어폭력에 해당하는 말이다. 설교를 잘하고 못하고의 판단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우리 목사 설교 못한다고 떠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관찰해 보라. 그 사람에게 문제가 더 많은 것을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⑤ 목사님, 사람들이 그러는데요 . . . 없는 ‘사람들’을 팔아서 자기 말을 하려는 사람의 꿍꿍이속이 엿보이는 말이다.


⑥ 우리교회는 전에 그렇게 안했는데요. 자꾸 이런 말이 여기저기 튀어나오면 이 교회는 죽어가고 있다는 증거다. 

새로 온 목사가 무슨 일을 해보겠다고 걷어 부치고 앞장서면 꼭 옛날 애기하면서 딴지를 거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 때문에 목사하기 힘들어 진다.


⑦ 그거 아세요. 내가 목사님 월급 주는 사람이란 걸... 

교회의 헌금을 하나님의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다. 

내 돈과 하나님 돈도 구별할 줄 모르는 저급한 수준의 그리스도인들이 한인교회엔 버글버글 많다.


⑧ 그 사람이 그 설교를 들었으면 좋을텐데... 

담임목사는 그렇게 말하는 당자사가 그 설교를 듣고 변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까먹고 있는 사람이 하는 말이다.


⑨ 나도 목사님처럼 일주일에 몇 시간만 일하는 직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사람들은 목사는 30분 동안 설교 준비해서 30분만 설교하면 일하는 시간이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목사관에 강제 합숙시켜 전자계산기를 주면서 목사의 노동시간을 계산해 보라고 하면 어떨까?


⑩ 목사님네 아이들은 목사 자녀 같지가 않아요. 

목회자 자녀는 이마에 목사자녀라고 쓰고 다녀야 한다는 말인가? 

목사 부인과 자녀들을 안수 받은 성직자라고 착각하지 마시라. 

목회자 부인도 짙은 립스틱에 미니 스커트, 무릎까지 올라오는 롱부츠를 신고 다닐 자유를 주라. 목사 자녀들이라고 허구한 날 복음성가만 흥얼거리고 다니라고?


이민교회, 참으로 목회하기 힘든 동네다. 


나도 해 봤기 때문에 안다. 


그런 척박한 환경에서 목회하는 우리 목사님들, 갈구지 말고 격려해야 한다. 목사님 사랑하자는 ‘아일러브패스터(ILP)운동’이 시작되는 척 하다가 요즘엔 쑥 들어간 것 같다. 말로만 하지 말고 목사님 사랑, 실천으로 옮겨보자. 


결코 목사를 갈구지는 말자.


<크리스찬 위클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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