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인천 감독(앞줄 왼쪽)이 지난 13일 주일 오후 경기도 고양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목사(뒷줄 오른쪽) 및 성도들과 함께했다. <거룩한빛광성교회 제공>
‘한국 야구계의 전설’ 백인천(74·사진) 감독은 넘어져도 늘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감독자리에서 물러나야했을 때도, 연봉이 삭감됐을 때도, 뇌졸중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섰을 때도…. 진정한 프로의 의미가 무엇인지, ‘강타자의 눈’이 어떤 것인지, 정직한 노력의 결실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21일 경기도 고양의 자택 아파트에 있는 체육시설에서 만난 백 감독은 난생 처음 조용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요즘 무척 행복합니다. 왜냐고요? 몇 주 전부터 교회(고양 거룩한빛광성교회)에 다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때 친구 따라 가본 뒤로 처음입니다. 건강을 이야기하는 주위 분들이 모두 교회신자여서 스스로 교회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교회생활이 무척 재미있더라고요. 특히 예수님이저 대신 돌아가신 것을 깨닫고 마음이 평안해졌습니다. 안타를 친 것처럼 기뻐요(웃음).”
백 감독은 미국에 사는 남동생이 목회자이고, 일본과 캐나다에 있는 여동생들도 독실한 기독교신자라고 귀띔했다. 동생들이 자신을 하나님께 인도하려 기도를 해 온 덕분에 교회에 출석하게 된 것 같다고 간증했다.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의 뜻을 배우겠다”며 “여생을 올바르게 살고 진실하게 신앙생활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무엇보다 동생, 친지들이 환영해주고 축복해 주니 행복하다”며 “다음에 만나면 더 많은 신앙이야기를 나눌 작정”이라고 했다.
그는 현역시절 운동을 하면서 “열심히 운동했으니 도와달라고 누군가에게 기도한 적이 있었다”며 “지금 생각하니 그분이 바로 하나님이었던 것 같다. 기도하고 나서 많은 안타를 칠 수 있었고 타격왕이 됐다”고 말했다.
그에게 타격 잘하는 비결을 묻자, “방망이를 많이 휘둘러야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열심히 훈련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스포츠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닙니다. 잘 하려면 반복훈련뿐입니다. 사실 힘들죠. 공부하는 게 더 편할지도 모릅니다. 공부는 추우면 온돌방에서 하면 되지만, 야구는 추워도 밖에서 훈련할 수밖에 없어요.”
백 감독은 자신을 ‘야구 중독자’라 불렀다.
야구에 미친 사람이란 뜻이다.
중학교 2학년 때 야구가 좋아 시작한 그는 요즘도 인근 운동장에서 청소년들에게 야구를 가르치고 있다.
현역시절 그는 거친 플레이로 유명했다.
왜 그랬느냐고 물으니 “웃으면서 야구를 하고 싶었지만 야구는 아웃되면 끝이다. 마냥 웃으며 야구를 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지금도 매일 두 세 시간씩 체력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몸은 야구로 인한 후유증으로 여기저기 아프다. 그는 “목사님께 진리의 말씀을 들으니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났다”며 “열심히 일하고 정직하게 신앙생활을 하면 하나님이 절로 도와주시고 천국에 갈 줄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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