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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동성결혼 전쟁터’란 말이 나올 정도로 성경에서 말하는 결혼이란 한 남성과 한 여성의 결합이라며 미국의 동성결혼 합법화 물결에 대항했던 패스트푸드체인 칙필레이(Chick-fil-A)식당이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놀랍다기보다 너무 잘하는 일이다.


온 가족이 자기네 식당에 와서 식사할 때 셀폰을 사용하지 않고 식사하면 공짜 아이스크림을 선물하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칙필레이는 최근 전국 매장에서 패밀리챌린지(Family Challenge)라 이름붙인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가족이 식사하는 동안 셀폰을 사용하지 않는데 성공한다면 가족 모두에게 공짜 아이스크림콘을 주기로 한 것이다. 


식당에 도착하여 종이로 만든 휴대폰 저장소(cellphone coop)에 사일런트 모드로 바꿔 셀폰을 집어넣고 식사를 끝내면 성공하는 것이다. 


당연히 아무 방해를 받지 말고 가족 간 대화를 즐기며 식사하라는 의도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마켓팅 수법이라기보다는 정말 패밀리 프렌들리 식당으로 여겨진다. 


식당에서조차 이같은 아이디어를 짜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셀폰 때문에 대화가 멸종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당까지 안가더라도 집에서 가족끼리 식탁에 둘러 앉아 식사할 때도 젓가락이나 수저와 동급으로 식탁을 점령한 후에 가족 간 대화의 방해꾼으로 등장하는 게 셀폰이다.


밥을 먹으면서도 한 손으로는 계속 문자를 보내고 카톡을 체크한다. 


같은 식탁에 둘러앉으니 가족은 틀림없는데 무늬만 가족일 뿐 생각은 제각각 엉뚱한데 가서 논다. 우리 집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 미국 가정의 참담한 대화부재를 안쓰럽게 생각했는지 칙필레이가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나눠주는 한이 있어도 자기네 식당에서는 오순도순 가족끼리 대화를 나눠보라는 간절한 바램에서 나온 전략인 것 같다.


세상은 이제 셀폰 없이는 못사는 세상이 되었다. 밀레니얼 세대는 더욱 그렇다. 


죽으면 죽었지 그 것 없이는 못산다고 엄살을 떤다. 그러다 보니 미국의 셀폰 숫자가 지난 2014년 기준으로 3억2천7백만 개에 이르게 되었다. 


미국의 인구는 같은 시기 3억1천7백만이었다. 


그러니까 미국인구보다 더 많은 셀폰이 미국에 넘쳐나고 있는 셈이다. 


3억1천만개의 셀폰이 같은 사운드 옵션으로 동시에 소리를 낸다면 아마 지구가 깜짝 놀라 멈춰 설지도 모르겠다.


물론 셀폰이란 가족과 친구들을 연결해 주고 응급상황에서는 라이프 세이버가 되기도 하는 영리한 생활필수품이 되었다. 


따라서 많아지고 유용한 만큼 셀폰을 사용하는 성숙한 매너가 요구되기도 한다. 


미국에서 매년 7월을 셀폰 매너의 달(Cell Phone Courtesy Month)로 지켜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7월은 전국 핫도그의 달, 전국 구운콩(Baked Bean)의 달이기도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셀폰 매너의 달’은 우리 모두 명심할 필요가 있다. 사실 7월만이 아니라 매달 셀폰 매너의 달이 되고 매일 매일 셀폰 매너의 날이 되어야 옳다.


몇 가지 명심해야 할 셀폰 매너들을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물건 값을 계산할 때 셀폰 통화를 계속하는 것은 바리스타나 캐시어를 무시하는 처사다. 


②급한 일이 아니라면 사람들과 모일 때 문자를 주고받지 말아야 한다.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무례를 범하는 일이다. 


③식탁에서는 셀폰을 사용하지 말자. 

아주 잠깐이라도 그날 누가 PGA 챔피언이 되었는지, 야구경기점수를 체크하는 것조차도 포기하라. 모든 관심을 같은 식탁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집중하라. 


④길을 갈 때나 공항에서 블루투스를 사용하지 말자. 

우선 혼자 중얼거리는 모습이 바보 같아 보이고 사람들에게 불편을 준다. 


⑤셀폰을 잡고 고함을 지르지 말자. 

요즘 나오는 셀폰의 마이크나 스피커 성능은 낮은 소리로 말해도 충분히 전달 가능할 만큼 성능이 좋다. 특히 비행기 이착륙을 전후해서 귀먹은 할머니에게 말하듯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이 많다. 


⑥교회당이나 극장에선 무조건 전화기를 끄자. 

예배 중에 셀폰이 울리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실례다. 도서관이나 박물관에서도 마찬가지다. 


⑦예배시간은 하나님의 시간이다.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거룩한 시간에 셀폰을 열어놓고 텍스트나 카톡으로 세상과 내통하는 것은 스스로 거짓 예배자임을 내놓고 자랑하는 행위와 같다. 


예배당에 들어 갈 때 제일먼저 셀폰을 사일런트나 진동으로 바꿔놨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이제 기본 매너가 되었다.


운전 할 때는 운전에만 열중하고 밥 먹을 때는 밥 먹는 일에만 열중하자. 


예배드릴 때는 두말하면 잔소리, 하나님만 주목하고 하나님의 시간으로 성별하여 그분께 올려 드리자.


내가 셀폰의 노예로 살아가는지 아니면 셀폰의 주인으로 살아가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얼마나 셀폰 매너를 잘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지로 판정난다. 


셀폰에 매달려 시도 때도 없이 허겁지겁 바쁜 척 살아가는 모습은 영세한 싸구려 인생으로 비춰진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칙필라의 공짜 아이스크림이 아니더라도 셀폰 에티켓을 몸에 익혀 정말 매너만점 그리스도인들이 되어보자.


<크리스찬 위클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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