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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수 목사
<아틀란타 연합장로교회>


얼마 전 어느 모임에서 ' 오늘날 교회의 변화' 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해 달라고 해서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었다. 


목회자들과 장로들이 같이 모인 연합 노회의 모임이었다. 


사실 그런 모임에서 이론적인 강의를 하는 것은 별로 반응이 없다. 그래서 주로 그동안 내가 경험했던 목회의 이야기, 목회의 실제적인 간증들을 이야기 식으로 엮어 나누게 되었다. 


강의를 마치고 몇 몇 목사님들이 다가와 제 강의에 위로를 받았다는 코멘트를 듣게 되었다. 


목회지에게 경험한 어떤 승리나 성취보다는 좌절, 실패, 아픔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는데 그것이 그들에게 깊은 공감대를 주었다. 


목회는 항상 승리와 성장으로 점철된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목회를 통한 실패, 상처, 그리고 아픔의 이야기들도 적지않다. 


그런데 그러한 어둡고 고통스런 시간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목회자들이 더욱 더 고개를 끄덕거리며 은혜를 받는 것을 보게 된다. 


이민 교회 목회자들에게는 수많은 상처와 어두움이 그 영혼 속에 내재하고 있다. 


그러한 내면의 아픔들은 오로지 그 아픔을 이미 겪은 목회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오히려 큰 위로와 격려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한국의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신화적인 성장의 이야기가 그들에게는 별로 마음의 공감대를 주지 못할 때가 많다. 


나 자신에게도 한 때 목회를 접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로 처절한 사투의 시간도 있었다.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런 역경의 이야기들을 들려 줄 때 이민 목회자들이 용기와 힘을 얻는 모습을 보면서, " 아, 하나님이 나로 하여금 목회하면서 지난날 역경을 허락하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갖게 된다. 


나의 목회가 승승장구하고 무풍지대에서 편안히 목회하였다면 그들에게 나의 목회 이야기가 무슨 위로나 도움이 되겠는가? 


수많은 가정들이 결혼의 위기를 겪고 있다. 


결혼 생활에 상처가 있다. 


부부 관계에 긴장과 어두움이 있다. 


그런데 그들의 고민과 아픔을 가장 잘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사람은 그러한 칠흑과 같은 가정의 위기를 통과한 경험이 있는 가정이다. 


결혼 생활에 벼랑에 서 본 그런 부부들이 결국 위기의 가정에 멘토, 상담자가 될 수 있다. 


내가 이미 아픔을 진하게 겪었기에 그런 가정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좋은 상담자가 되어 줄 수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때때로 우리를 슬프게 만드는 불행을 허락하시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위로의 사역자가 되게 하시려는 깊은 뜻이 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당하는 그 고통이 끝나는 그 끝자락의 시간에 신비하게도 우리의 위로가 필요한, 내가 당한 유사한 슬픔을 당하는 자들을 만나게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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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만남으로 그 고난 당하는 자를 위로하게 하신다.


우리가 이미 하나님의 큰 위로를 받았기에 그 경험과 영적 감화로 인해 남을 위로 하는 적절한 사역자가 되게 한다. 


그러므로 역경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것이 하나님이 우리로 다른 사람을 위로할 자로 사용할 것인가? 아닌가를 결정하는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적지않은 그리스도인들이 고난이 닥쳐 올 때 그 고난을 믿음으로 대응하면서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다. 


그리고 그 고난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의 의미를 비로소 공감화하는 은총도 받는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고난 가운데 신앙을 버리고 하나님과 교회를 떠나는 정반대의 길을 걷는 사람도 보게 된다, 


그런 부정적인 반응은 하나님께서 고난을 통해 우리를 진정한 사역자로 만들려 하시는 그 분의 연단의 거룩한 목적을 외면하는 셈이 된다. 


시험 가운데도 환난 가운데도 하나님의 사랑을 믿고 그 분의 훈련의 손길을 믿으라. 그는 다른 사람을 위로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하나님께서는 나의 고통의 상황, 불편한 상황을 통해 우리를 훌륭한 위로자로 빚어가고 계신다. 

하나님은 이 어려운 시간에 우리를 위로자로 부르신다! 


<아틀란타연합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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