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칼바람이 몸을 움츠러들게 하는 겨울밤.
영등포역 뒤편에 있는 작은 컨테이너 사무실로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이들이 모인 곳은 옹달샘드롭인센터 거리 사무실.
백발의 짧은 머리를 하고 있는 민재홍 집사는 올해로 10년째 이곳에서 거리 노숙인들을 돕고 있습니다.
거리의 노숙인들을 찾아가 아픈 곳은 없는지 필요한 도움은 없는지 알아보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으로 안내해주는 것이 민 집사가 맡은 일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무료급식 봉사자가 부족하단 말을 듣고 일손을 보탰습니다.
민재홍 집사는“오늘같이 추운 날은 기존에 외부에서 봉사 나오는 사람들이 안나올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저희들이 (다른 단체이자만) 같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테이블도 나르고 배식도 하고 함께 일을 합니다.”
무료급식이 끝나자 민 집사는 장애를 지닌 한 노숙인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향합니다.
이들이 도착한 곳은 영등포역 인근에 위치한 쪽방입니다.
민재홍 집사는 “늦은 시간에 쉼터나 그런 곳으로 갈 수가 없으니까.
응급구호방이라고 쪽방을 몇 개 얻어서 그런 분들 하루밤 쉬실 수 있도록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마다의 이유로 거리로 내몰린 노숙인들.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 곁을 스쳐가지만 말 한마디 건네는 이는 없습니다.
하지만 민재홍 집사는 외롭고 아픈 노숙인에게 거리낌없이 다가가 말을 건넵니다.
지난 10년 동안 노숙인 곁에 머물면서 안타까운 죽음을 목격하기도 했고, 가슴아픔 사연에 함께 눈물 흘리기도 했습니다.
대다수 사라들이 꺼리는 일을 오랫동안 감당해 온 이유는 뭘까?
특별한 사명감이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민재홍 집사는 “왜냐면 10년 정도 있다보니까. 궁금한거죠.
‘어떻게 지낼까? 잘있나?’ 그런 마음 때문에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하루에도 수많은 인파가 오가는 영등포역 주변 노숙인들은 사람들의 시선이 머물지 않는 그림자와도 같은 존잽니다.
하지만, 이들도 하나님이 창조하신 소중한 생명이기에 민집사와 봉사자들은 한겨울 추위 속에서도 생명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거리로 나서고있습니다.
<CBS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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