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화재로 60가구가 전소된 강남의 판자촌인 구룡마을에는 가구의 피해뿐만 아니라 23년 넘게 구룡마을 주민들을 섬겨온 교회도 전소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난 구룡마을은 시커먼 재로 변해버렸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서있는 십자가가 교회라는 것을 알려주고있다.
23년째 이곳 주민들을 섬겨온 임마누엘순복음교회(이병주 목사)가 있던 자리는 곳곳에 타다만 신앙서적과 교인들이 기록한 기도노트만이 남아있다.
주일 오전예배를 마친 후 창밖으로 멀리 보이던 불씨가 2시간도 채 안되는 시간 동안 번저버린 화재. 교인들과 무사히 불길은 피했지만, 23년동안 주민들과 함께해온 예배당과 신앙생활의 흔적들은 모두 없어져버려 그 안타까움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전소된 임마누엘순복음교회는 화재가 난 구룡마을 8지구와 7B지구 안에 있는 유일한 교회다.
임마누엘순복음교회 이병주 담임목사는 갈 곳이 없어 살기위해 구룡마을로 들어와 삶을 놓지 않던 주민들을 위한 기도를 당부했다.
이 목사는 "물적 피해도 피해지만 정신적인 피해가 큰 주민들을 위해 필히 기도해달라고"고 전했다.
화재발생으로 60세대가 모여살던 구룡마을 8지구와 7B지구는 모두 전소돼 현재 피해 주민 136명은 구룡마을 자치회관과, 개포중학교에 마련된 임시 이재민 구호소에서 지내고 있다.
구룡마을에서 22년 째 지내고 있는 권미선(가명) 권사.
잊을만하면 일어나는 화재로 늘 조심했다는 권 권사는 막상 자신이 살던 공간이 화재로 사라지니 막막하고 기도조차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권 권사는 "어떻게 이런 힘든 시련을 주나해서 원망이 먼저 나오더라고요"라며 "다시 어디서부터 힘을 내야할 지 답이 나오질 않는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화재로 인해 정신적인 충격과 상처를 받은 구룡마을 주민들을 위한 교회의 기도와 관심이 필요할 때다.
<CBS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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