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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봉대 목사
<국제성서박물관장>


2006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되어 인기리에 상영되었던 미국 영화 “박물관 살아 있다”(Night at the Museum)는 박물관이 과거의 유물들만 있는 화석화된 공간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생명력을 가진 공간이라는 새로운 인식을 심어 주었다. 

미국은 유럽과 비교할 때 짧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박물관에 관한 한 세계에서 가장 앞장 선 문화를 갖고 있다. 

그만큼 역사와 문화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국민당의 장개석 총통이 중국 공산당과의 싸움에서 지고 지금의 타이완으로 밀려날 때 낡은 배에 중국의 온갖 유물들을 가득 싣고 왔다. 

현재 타이완의 고궁박물관은 70만여점에 달라는 유물들을 소장, 진시하고 있는 세계적인 박물관이다. 

일설에는 중국의 유물들을 실은 배가 바다를 건널 때 중국 공산당의 지도자 모택동이 알고 있었지만 “그 유물들이 어디를 간 들 중국의 역사와 보물들”이라며 폭파시키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고 한다.

한국 민족의 지도자였던 백범 김구 선생이 그의 책 「나의 소원」에서 피력한 문화강국론은 유명하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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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문화의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한국도 이제는 괄목할만한 경제적 발전을 이룩하면서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자치단체에서도 지역 문화의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90년대 초만 해도 전국에 2백여 관밖에 안되던 박물관이  현재는 약 1천여 개의 국, 공립, 사립박물관 및 대학박물관들로 급성장하고 있다. 

현재 한국박물관협회(회장 전보삼 관장)에 등록된 종교박물관 중 기독교 박물관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불교는 한국 역사와 거의 맥을 같이 할 정도여서 사찰이나 유물들을 한국의 역사와 문화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반면에, 기독교는 아직도 특정 종교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기독교가 구한말과 일제 식민지시대를 통해 한국 역사에 키친 영향이 지대하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교육과 문화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기독교의 유산도 한국의 역사와 문화의 중요한 요소로 존중되어야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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