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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순 목사

<충신교회


Q : 저희 교회는 1년에 4차례 성만찬예식을 거행합니다. 

그때마다 사용하는 포도주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것입니다. 

술 냄새가 교회 안에 퍼지고 사람 따라 얼굴이 붉어지기도 합니다. 

그런 제품이 아닌 순한 것을 사용하면 안 되는지 궁금합니다.



A  :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나누셨던 떡과 잔은 먹고 마시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었던 게 아닙니다. 

주님이 제정하신 성만찬은 십자가에 죽으심으로써 제자들이 심령에 각인하고 전승하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주목할 것은 다락방 만찬에서 제자들이 잔을 든 후 취기가 있었다든지 취흥에 빠졌다는 말이 없다는 점입니다. 

알코올 성분은 도수가 높을수록 취하게 만듭니다. 
그 당시 포도주는 가정생산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지금처럼 대단위 포도농장도 없었고 규모가 큰 와이너리(포도주를 만드는 양조장)도 없었습니다. 
가정에서 만든 것들을 잔치 때 사용하거나 음료수로 음용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가정용은 알코올 도수가 낮은 것들이어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하는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시중에서 판매하는 포도주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입니다.
그런가 하면 순수한 포도주스 종류도 많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다수 교회들은 성찬용으로 포도주를 직접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으깬 포도를 병에 넣고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밀봉하면 술로 변하지 않고 순한 포도원액이 됩니다. 

그러나 성찬 참여자가 많아지고 번거로움 때문에 상품을 구입해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이나 성만찬의 청결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독한 술 냄새를 내뿜는 포도주 사용은 삼가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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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은 설탕이나 잡곡류가 첨가되지 않은 것을 직접 만들 수도 있고 성찬용으로 제작한 떡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포도주 역시 직접 만들 수도 있고 포도주스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만찬의 횟수나 떡과 포도주가 어떤 것이냐에 있지 않습니다. 
주님과 함께 죽고 함께 사는 신앙과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결단이 중요합니다. 

“십자가의 고난에 동참하겠습니다. 
어떤 고난도 주님 때문이라면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부활의 영광에 동참하겠습니다”라는 고백과 결단이 일어나야 합니다.

성만찬의 연간 횟수는 교회와 교단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만 초대교회는 모일 때마다 예전을 베풀고 떡을 떼고 잔을 나눴습니다. 

우리들의 경우는 성례전에 참여하기 전부터 기도로 준비해야 합니다. 

떡과 잔을 예비하는 준비팀도 기도와 경건함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성찬식에서 떡을 떼고 잔을 나누는 것은 일반 연회도 아니고 회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만찬은 시종 거룩한 예식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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