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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영철 목사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따라서 그 흐름을 인지하지 못하고 대처하지 못하면 그 폐해의 희생자가 되고 결국 자연소멸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것도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세계화로 인하여 어떤 계층이 이익을 볼 것인지 문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형식상으로 보면 소비자는 분명히 생산계층보다 훨씬 이익을 보게 되어있습니다.


단, 소비와 생산이 완전하게 구별되어 있다는 전제하에서만 그렇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미국의 월마트(Wal Mart)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월마트는 인공위성까지 쏘아가며 관리하는 매우 효율적인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효율적인 시스템을 이용하여 전 세계적인 제품 공급망을 구축하고 미국의 소비자들에게 ‘Everyday Low Price(날마다 저렴한 가격으로)’라는 선물을 제공하였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미국의 상당한 생산업자들이 타격을 받고 사라지거나, 생산거점을 중국과 베트남으로 옮겨야만 했습니다.


이로 인해 중국은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서며 미국의 턱밑까지 추격하며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꽤나 많은 수의 미국 일자리가 사라지거나 비정규직과 같은 불안정한 상태로 변했습니다.
그러면 악영향이 여기서 끝날까요?


그것은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계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소비가 얼어붙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저렴한 가격에 매여 좋은 물건을 보지 못합니다. 그리고 단가를 맞추기 위하여 저지르는 기업의 온갖 비윤리적인 행위들을 정당화시켜줍니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에서 과연 월마트란 존재를 긍정적으로 보아야 할까요?
과연 세계화가 소비자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


세계화의 외형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삶의 질’이 향상되지 않기 때문에 그 부정적인 영향 때문에 방치하거나 방관할 수 없습니다.


 거의 매년 세계 500대 기업 중에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월마트는 과연 미국의 자랑거리일까요?
“나 하나 희생해서 나라를 키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자신의 업적을 평가하며 한 말이랍니다.
솔직히 이 말을 들었을 때 좀 황당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의 의미는 낙수효과(落水效果, trickle down effect)란 경제학 용어를 알아야 이해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경제정책의 기조로 낙수효과를 선택했습니다. 이것은 대기업과 부유층의 투자 및 소비 증가가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로까지 영향을 미쳐 전체 국가적인 경기부양효과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이론은 국부(國富)의 증대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으로 분배보다는 성장을, 형평성보다는 효율성에 우선을 두는 정책입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대기업이 편하도록 많은 규제를 풀어주고 정책을 새롭게 편성했습니다.
이런 연유로 이명박정부 집권 5년에 세계 500대 기업이 10개에서 17개로 늘었고 특별히 삼성은 세계 32위에서 6위로 약진했습니다.


그러나 대기업은 자신들의 몸집만 불렸지 그 혜택을 중소기업이나 서민들과 나누지 않아  양극화현상이 확산되고 중산층이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반대로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낙수효과의 반대의 경우인 분수효과(fountain effect)에 중점을 두어 서민들을 지원하는데 집중했습니다.


따라서 서민과 이민자들은 조금 나아지는 기미가 보였지만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고 세계에 대한 영향력이 급격히 저하되었습니다.


국가적 경제정책의 방향으로 낙수효과가 좋을까요 아니면 분수효과가 좋을까요? 정확히 말하면 양쪽의 정책이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냥 서민에게 유리하든지 아니면 대기업에게 유리하든지 상대적입니다. 나에게 좋으면 다른 사람에게 안 좋을 수 있고 나에게 안 좋으면 다른 사람에게 좋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분명한 것은 정부가 어떤 정책을 택하든 알아서 살아남아야하고 나라에 의존적이어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시대의 흐름과 방향을 읽어서 자신의 길을 스스로 찾는 지혜와 어떤 난관에 부딪히더라도 극복하는 인내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울러 나의 이익이 다른 사람에게 손해가 되고 나의 기쁨이 다른 사람에게 고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세상은 훨씬 더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나의 승리가 다른 사람에게 패배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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