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주폭' 손광호 목사
▲ 금주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는 손광호 목사가 지난 11일 서울 이화동 세계성령중앙협의회 사무실에서 하나님을 영접하게 된 순간을 떠올리며 웃고 있다.
“술을 먹어서 느끼는 즐거움을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버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하나님을 영접하는 것뿐이다.”
서울 이화동 세계성령중앙협의회 사무실에서 11일 만난 손광호 목사는 젊은 시절 “한꺼번에 소주 15병 이상을 먹어야 직성이 풀릴 정도”의 알콜중독자였다.
그는 17세 때 배운 술에 빠져 30대 후반까지 피폐한 삶을 살았다.
손 목사는 1969년 가출을 한 뒤 하루가 멀다 하고 길거리에서 술에 취해 주먹다툼을 벌였다.
그는 “그때는 부모님을 향한 반항심리가 심해서 친구들과 몰려다니면서 (서울) 명동에 있던 큰 양화점 유리창을 죄다 깨부순 적도 있었다. 절제라는 걸 모르던 시절”이라고 말했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손 목사는 한때 서울 대조동 순복음신학교를 다니기도 했지만 또 다시 ‘불량 친구들’과 어울리다 곧 그만뒀다.
군 복무 시절에도 부대 인근 마을에서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다가 다른 부대로 전출되고 고참들과 멱살잡이를 하는 등 사고로 얼룩진 군 생활을 간신히 마쳤다. 제대 후에도도 거의 매일 술을 달고 살았다.
손 목사는 “손이 벌벌 떨려서 술잔을 잡을 수조차 없게 됐을 때 ‘아 내가 진짜 중독이 됐구나’ 하는 실감이 났다”고 설명했다.
결국 정신과치료를 여러 차례 받고 알콜치료센터에 입원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알콜치료센터에서의 기억을 되뇌던 손 목사는 갑자기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매일매일 ‘이 병원에서 탈출해서 술을 마셔야겠다’ ‘나를 괴롭히는 상담사를 때려 눕혀야겠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는데 마침내 새로운 삶에 눈을 뜨게 됐다.”
손 목사는 병원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병실 침대에 묶여 있던 적이 있었다.
이때 “광호야, 너 왜 나쁜 짓을 하려는 것이냐”라는 큰 음성을 들었다고 한다.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 다른 놈들도 끝나고 나도 끝나고…. 다 같이 끝나면 되는 건데 뭐가 잘못됐습니까”라고 손 목사는 바득바득 대들었다.
그러다가 그는 작은 구멍에서 쏟아지는 환한 빛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자신의 뒷모습을 보는 환영을 보게 됐다.
손 목사는 “그때 내가 무엇을 본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이후로 이전의 나는 죽고 새로운 사람이 태어난 거다”라고 했다.
이때부터 손 목사는 성경 읽기에 매달렸다. “전에 신학교에 잠시 다녔을때는 머릿속에 한 구절도 들어오지 않았다. 극도의 분노 상태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기적이 일어났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손 목사는 이후 알콜치료센터를 거치고 술을 끊은 후 목회자가 됐다.
그는 “3대가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다는 점도 나를 바꾼 큰 요인”이라면서 “일제시대 신사참배를 피해 러시아로 건너가셨던 할아버지는 기도하는 한평생을 사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아내인 박연숙 사모는 때때로 나약해지는 손 목사를 바로잡아주는 역할을 해주었다. “알콜 중독으로 아침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술을 먹던 나에게 ‘당신은 아름다운 사람이니 포기하지 말라’고 한결같은 믿음을 주었어요. 하나님을 따르는 그의 진심이 나에게도 전달된 것이죠.”
손 목사는 한국기독교금주운동본부에서 알콜중독자를 상담하고 전도하는 사역을 펴고 있다.
2014년까지 교회와 병원, 기숙사, 금주학교, 자활센터 등을 갖춘 금주마을을 건립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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