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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태닉’이란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1997년에 개봉되어 세계적으로 흥행 대박을 터트린 이 영화에서 무일푼으로 타이태닉에 오른 젊은 총각이 바로 레오날도 디카프리오란 배우다. 


그가 마침내 평생 소원을 풀었다.


지난 2월 27일 할리웃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에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게 되었기 때문이다. 


타이태닉 이후로 2004년 하워드 휴즈의 생애를 그린 ‘에비에이터’로 남우주연 후보에 올랐지만 탈락, 2006년 ‘블러드 다이아몬드’로 또 후보에 올랐지만 탈락, 2014년 ‘울프 오브 월스트릿’으로 또 후보에 올랐지만 탈락, 그래서 4번의 도전 끝에 금년 ‘레버넌트’란 영화로 마침내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그는 이미 ‘위대한 개츠비’나 ‘울프 오브 월스트릿’에서 광기에 가까운 인간의 내면을 그려내는 탁월한 연기로 월드스타로서의 명성을 쌓아왔다. 


그래서 이번에도 또 탈락이냐, 수상이냐로 일찌감치 화제의 주인공이 되었던 인물이다. 

레버넌트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는 어쩌면 초인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남우주연상은 당연한 결과였는지 모른다.


그런데 연기인생과 더불어 그에겐 자랑스러운 또 하나의 타이틀이 있다. 


‘기후변화 전도사’란 말이다. 그는 배우이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당장 우리 앞에 다가서고 있는 기후재앙을 막아내야 한다고 외치고 있는 환경운동가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눈물을 글썽이는 그의 수상소감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지만 그가 들어 올린 아카데미 트로피보다 더 감동적인 것은 수상소감이었다.


그는 “‘레버넌트’는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호흡하는 것을 담으려는 영화다.


 이 영화를 촬영한 2015년은 지구온난화가 가장 심한 해였다. 북극의 얼음이 녹아내리고 지구온난화가 계속되고 있다. 인류 모두가 직면한 문제이기에 함께 나서야 한다. 욕망의 잔치 속에서 목소리가 묻힌 이들에게 힘을 줘야 한다. 전 세계의 지도자들이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사람들에게 맞설 수 있도록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1월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도 “이 영화는 생존과 적응, 인간정신의 승리에 대한 것이며 무엇보다도 믿음에 관한 영화다. 이런 경험은 내 인생에 처음이다. 이 영화에 나오는 초기 원주민들과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토착민 여러분들과 영광을 나누고 싶다. 이젠 우리가 당신들의 역사를 알게 되었고 이기심으로 착취해 온 당신들의 땅을 우리가 지켜줄 때가 되었다. 당신들의 목소리를 듣고 미래세대를 위해 이 땅을 보호 할 때”라고 말했다.


그가 뜬금없이 ‘환경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아니다. 


그는 영화제 시상식이든, UN총회든, 어느 자리에서나 환경문제를 강조했다. 


2015년 7월에는 환경보호기구에 약1천500만 달러를 기부했고, 2014년 9월 UN기후변화 정상회담에서는 UN 평화대사로서 연설하기도 했다.


그는 1998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 가운데 배우가 아닌 환경운동가로 선정되었고 영국 가디언 지의 ‘지구를 구할 수 있는 5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우리가 가진 행성은 지구뿐이다. 우리가 우리 집을 망가뜨린 행위에 대해 인류는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 지구의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선 인간이라는 종족의 의식적인 진화가 요구된다”고 외치고 다녔다. 


그리고 지난 1월, 바티칸을 찾아가 교황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그는 교황과 환경문제를 얘기했다.

그가 지구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 ‘비치’(The Beach) 촬영으로 말미암아 아름다운 해변이 훼손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부터였다. 


그 후 자신의 이름을 딴 ‘디카프리오 재단’을 설립, 지구온난화 및 기후변화 등을 알리는 환경보호 캠페인에 참여해 왔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세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고, 집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고 아카데미 시상식장에 리무진이 아니라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를 타고 나타났던 일화도 유명하다.


종교계의 ‘기후변화 전도사’는 당연히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그는 가는 곳 마다 강대국의 기후변화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반성하라고 주문하고 다닌다. 정계에선 잘 알려진 대로 앨 고어 전 부통령을 꼽을 수 있다. 


그는 기후변화 대처에 관련한 노력으로 2007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현재 기후보호동맹 회장을 맡아 오고 있다.


그럼 영화배우까지 나서서 영광의 오스카상 수상식에서 조차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외치고 있고 교황은 교황대로 마이크를 잡는 곳마다 기후변화와 환경보호를 외치고 다니는데 그럼 개신교 쪽 기후변화 전도사는 누구 없나요? 없다. 


내가 보기엔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개신교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릭 워렌이나 조엘 오스틴의 입에서, 혹은 프랭클린이나 빌리 그래함에게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교황만큼 외치고 다니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지구는 지금 말기 환자와 같다. 디카프리오가 진정한 ‘에코 셀레브리티’라면 모든 교회는 ‘에코 미니스트리’, 성도들은 모두 ‘에코 크리스천’으로 거듭나야 한다. 

정말 너무 늦기 전에 정신 차려야 한다.

<크리스찬 위클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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