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수일 전 한신대 총장이 31일 오후 경동교회 담임목사로 취임했다. 채수일 목사는 취임사에서 시대의 부름에 응답하는 경동교회의 역사를 계승할 것을 강조했다.
채수일 전 한신대 총장이 31일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최부옥, 이하 기장총회)의 대표적 교회 가운데 하나인 경동교회 담임목사에 취임했다.
채수일 목사는 서울시 중구 경동교회에서 진행된 취임예배에서 시대의 부름에 응답해 온 경동교회 70년의 역사를 이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채수일 목사는 취임사에서 “경동교회는 에큐메니칼 정신과 교회개혁의 꿈, 시대의 부름에 응답하면서 나침반처럼 생명과 정의, 평화라는 마땅히 지켜야 할 가치들을 지켜왔다”고 말했다.
채 목사는 이어 “경동교회 역사를 만들어 온 목사님들과 성도님들처럼 민족과 인류에 소망을 주는 교회를 만들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교계 원로들 역시 한국교회와 사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강조해 온 경동교회의 역사를 이어가 줄 것을 당부했다.
과거 민주화운동에 힘써 온 이해동 목사(81세)는 설교에서 “신자유주의의 거대한 물결에 한국교회도 함몰돼 버렸다”며, “하나님의 정의로운 나라가 이 땅에 세워지고 정의와 사랑이 이뤄지도록 경동교회가 앞장서 달라”고 강조했다.
기장총회 총회장을 지낸 강남교회 전병금 목사(70세)는 “지난 40여 년동안 목회를 해오면서 나 자신도 잘하지 못했던 몇 가지를 권면하고 싶다”며, “경동교회가 하나님의 음성을 우리 사회 전체에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이어 “가난한 사람들, 병든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을 보다 많이 챙겨주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소외된 이웃들에게 귀 기울이는 목회자가 돼 달라"고 주문했다.
올해로 창립 71주년을 맞는 경동교회가 시대정신이 실종된 한국교회에 방향성을 제시해 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는 “과거에는 교회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교회에서 지혜를 구하는 시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교회가 걱정거리로 전락해 버렸다”며, “경동교회가 개교회 차원이 아니라 한국의 교회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이 시대를 가슴에 안고 우리 사회의 방향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채수일 담임목사 취임예배는 지난해 말 16년 동안의 담임목회를 마치고 조기 은퇴한 박종화 원로목사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박종화 원로목사(70세)는 “경동교회가 이 땅의 구원을 위한 빛이 되고, 목회자와 성도들이 함께 세상이 썩지 않도록 짠 맛을 낼 수 있게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경동교회에 취임한 채수일 담임목사는 지난 1974년 한신대를 졸업하고,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독일 하이델베르크대에서 각각 신학석사와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세계교회협의회(WCC) 정의평화창조위원회, 국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에큐메니칼 활동을 펼쳐왔으며,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한신대 총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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