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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뉴올리언스에서 벌어진 일이다. 

폰처트레인 익스프레스란 대표적인 고가도로 밑에 노숙자들이 모여살고 있었다. 

노숙자 가운데 존이란 사람이 길 가던 한 운전자에게 현금 100달러를 받았다. 

노숙자에게 100달러의 현금이라 . . .얼마나 큰 돈인가? 

그건 산타가 준 행운이었다. 

그런데 천금같은 100달러로 그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샀다. 

노숙자들이 살고 있는 고가도로 밑을 크리스마스 트리로 장식하고 싶어서였다. 

몸과 마음이 얼어붙은 노숙자들에게 이 성탄의 계절, 희망과 미소를 선사해 주고 싶었던 것이다.
금요일 아침이 되자 잔인한 일이 벌어졌다. 

시 당국의 쓰레기 차가 접근해 오더니 그가 세워둔 크리스마스 트리를 모조리 수거해 갔다. 
그들에겐 노숙자 텐트촌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단순히 쓰레기였다. 

한 노숙자가 100달러를 들여 세워놓은 몇 개의 크리스마스 트리들은 허무하게 쓰레기 덤프트럭으로 사라져버렸다.

이 사실이 페이스북 등을 통해 퍼져나가자 시민들은 화가 났다. 

“뉴올리언스가 부끄럽다,” “크리스마스 트리 잡을 생각 말고 범인들이나 잡아라” 등등 항의 문자가 빗발쳤다. 

어떤 사람은 여러 개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사다가 그 노숙자 텐트촌에 세워두었고 어떤 이들은 여러 가지 오너먼트를 들고 와 직접 트리를 장식하고 가기도 했다. 

누군가는 트리를 장식하면서 “100달러를 들여 여기 처음 트리를 세운 그 노숙자에게 이 세상엔 아직도 악한 사람들보다는 선한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요즘 세상이 어찌 되어 가는지 ‘크리스마스’란 말은 실종되어가고 성탄절이 가까워오면 그토록 흔하게 만날 수 있었던 너티비티(Nativity), 즉 예수님 탄생장면을 그린 그림도 흔치 않게 되었다. 

요셉과 마리아가 서 있는 베들레헴 마굿간의 모형을 교회당 잔디밭을 설치해 놓던 열정도 크게 줄어든 것 같다. 

교회당에 진짜 낙타가 등장하고 하늘에선 천사가 둥둥 떠다니는 웅장한 스케일의 성탄 뮤지컬 ‘글로리 오브 크리스마스’도 수정교회가 그 전설적인 캐시드럴을 매각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할렐루야’ 공연도 예전 같지가 않다. ‘빈 방 없어요?’란 크리스마스 연극도 자취를 감췄다. 

크리스마스는 그냥 할러데이란 말로 바꿔치기 당해서 완전히 상업주의에 매몰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스타벅스가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모든 디자인을 커피 컵에서 없애버리고 그냥 빨강색으로 통일시키면서 자신들은 크리스마스와 상관없는 척 선을 그었다. 

세상이 이런 식으로 돌아가는 마당에 노숙자 한 사람이 그들의 텐트촌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워 놓은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그 트리들이 시 당국의 덤프트럭에 떠밀려 갔건만 다시 트리를 세워주려는 시민들이 줄을 이었다는 소식은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크리스마스는 여전히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복되고 반가운 최고의 굿뉴스다.

LA 지역에선 하루 종일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려주는 라디오 방송이 있다. 

FM 103.5, 즉 KOST란 방송이다. 

정확하게 추수감사절 한주일 전부터 12월 26일까지 뉴스도 없이 크리스마스 캐롤과 성가곡으로 프로그램을 채운다. 

셀린 디온의 ‘노엘 노엘’,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도 하루에 수십 번 씩 들려온다. 

대림절을 맞이할 때마다 나의 자동차 라디오 방송 스테이션은 당연히 KOST에 고정된다.
크리스마스 카드도 마찬가지다. 

크리스마스를 그냥 웃고 즐기는 명절로 여기는 만화가 판을 치는 것처럼 보인다. 

어디엘 가도 경건하고 거룩한 크리스마스 카드는 구하기가 힘들어졌다. 
모처럼 월마트를 찾아가보니 거기는 달랐다. 

아예 성경구절까지 들어간 ‘기독교적’ 성탄절 카드가 수두룩했다. 

왜 이런 카드 팔고 있냐고 정신없는 안티 기독교가 소송을 걸어올지도 모른다는 걱정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기업이 어디 한둘인가? 

배짱 좋게 예수를 드러 내놓고 기업하는 친기독교 업체들은 월마트 말고도 얼마든지 많이 있다. 

닭고기 샌드위치 체인 칙필라(Chic-fil-a)에서부터 다양한 취미생활 재료를 파는 하비라비(Hobby Lobby), 자동차용 배터리를 취급하는 인터스테이트 배터리(Interstate Batteries), 식품체인 타이슨 푸드(Tyson Foods), 미국 남부 생활을 테마로 한 레스토랑-선물가게 체인인 크래커 배럴(Cracker Barrel), 크리스천들을 위한 비영리 재정기획 회사인 트라이벤트 파이낸셜(Thrivent Financial)이란 기업도 있다.

동방박사들처럼 두려워하지 말고 아기 예수를 경배하자. 목자들처럼 기쁨에 넘쳐 크리스마스를 축하하자. 

이 세상의 안티 크리스마스 세력의 눈치에 굴복할 필요 없다.

첫 번째 크리스마스가 없었다면 인류의 역사는 지금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노숙자 텐트촌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기 위해 구걸해서 받은 100달러를 꺼내드는 그 노숙자의 마음으로 우리도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자. 구세주 탄생했으니 이 보다 더 기쁠 수는 없다.

<크리스찬위클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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