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주검이 구원파 수장인 유병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구원파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단사역 전문가들은 “구원파가 당분간 임시 체제로 운영되다가 분열되거나 세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23일 “현재 구원파 내에는 유병언을 대처할 만한 카리스마적인 인물이 없다”면서 “핏줄인 유혁기씨마저 수배 상태여서 장기간 위기관리 체제, 집단 지도체제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탁 교수는 “구원파는 장기적으로 천천히 몰락·소멸할 텐데 이탈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통일교처럼 기업형 종교이다 보니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람들도 많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걱정스러운 것은 이번 사건이 오대양사건처럼 자살·타살 의혹이 불거지다가 흐지부지되는 것”이라며 “이미 금수원에 있는 구원파 핵심지도부는 오대양사건의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비슷한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탁 교수는 사건의 본질이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있는 만큼 미제사건이 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건의 초점이 유병언에게만 맞춰지고 또다시 오대양사건처럼 미제사건으로 흘러간다면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가 벌어질 수 있다”면서 “유씨의 죽음을 통해 수혜 받는 그룹이 어디인지 꼭 지켜봐야 하고 정부는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과거 유병언의 해외통역을 맡았던 정동섭 전 침신대 교수도 “후계자가 유혁기였는데 도피중이다 보니 후계자 역할을 하긴 힘들 것”이라며 “집단 지도체제로 갈 가능성이 있지만 선장을 잃은 배와 같은 꼴이다 보니 그리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원파가 유병언을 신격화하면서 존속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회장은 “유병언이 죽었다고 해서 구원파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부에선 그를 순교자로 신격화하고 교주로 숭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원파에서 32년 간 활동하다가 탈퇴한 김모씨는 “구원파는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절대 없어지지 않는 종교집단이다. 쉽게 무너지는 그런 조직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국민일보,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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