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서부전선 최전방 애기봉의 성탄트리(사진)를 볼 수 없게 됐다.
한반도프로세스포럼 대표 김충립 목사는 “지난 10월 24일 서울 연세중앙교회(윤석전 목사), 경기도 용인 화광교회(윤호균 목사)와 함께 경기도 김포 애기봉 성탄트리 등탑 점등예배를 신청했으나 국방부가 서면 회신을 통해 불허를 통보해 왔다”고 2일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달 27일자 서면 회신에서 “올해 점등행사를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남북 긴장이 고조돼 있는 상태에서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교계는 애기봉 성탄트리 등탑 점등은 순수한 종교 차원의 행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는 이날 ‘정부의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 불허를 우려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성탄절은 세계적 종교행사이며 우리나라에서도 공휴일로 정하고 있다”며 “평화를 염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 정부가 불허하는 것은 지나친 북한 눈치보기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이제라도 정부는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을 허용하기 바라며 불필요하게 종교탄압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국방부 등에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을 다시 건의할 것”이라며 “건전한 기독교 정신으로 예수 사랑과 평화를 알리려는 점등행사를 국방부가 열지 못하게 하는 것은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애기봉에 성탄트리를 세워 처음 불을 밝힌 것은 1954년이다.
현재의 등탑은 7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세웠다. 해발 165m 애기봉 정상에 세워지는 성탄트리 등탑의 불빛은 20∼30㎞ 떨어진 개성시내에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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