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첫 랍비… 美 유대인의 영적 지도자로

 

[이영훈 목사·북달 랍비 회견]

북달 랍비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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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교 랍비인 앤젤라 워닉 북달이 2014년 12월 17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유대교 명절 하누카 행사에서 백악관을 방문한 소감을 전하고 있다.

 

 

10년 전 한 여성이 국내외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여성은 당시 세계 3대 유대교 회당 중 하나인 미국 뉴욕 센트럴 회당 랍비에 임명됐는데 관심을 끈 것은 그의 이력이었다.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난 여성의 어머니는 불교를 믿는 한국인이었고 아버지는 미군 엔지니어 출신 유대인이었다. 

아시아계가 랍비가 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이 여성이 바로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와 대담을 가진 앤젤라 워닉 북달(52)이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랐다. 다섯 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로 이주했는데 이 지역은 아시아인이 거의 없는 곳이었다. 10대 시절 북달은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유대교는 유대계 혈통이 아니더라도 유대교로 개종했다면 ‘유대인’으로 인정하는데, 북달은 외모 탓에 항상 “너는 유대인이 맞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아야 했다.

하지만 16살이 되던 해에 이스라엘로 떠난 여행을 통해 스스로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을 확고히 했고 미래엔 랍비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다.

유튜브에 게시된 한 영상에서 북달은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한다. 

“내가 유대인이 되길 멈춘다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반대로 생각했다. 내가 얼마나 유대인인지 보여주겠다고, 랍비가 돼야겠다고.”

이후 북달은 1994년 예일대 종교학과를 졸업한 뒤 뉴욕 히브리 유니온 칼리지에 들어갔다. 

98년엔 캔토어(유대교 찬양 인도자)가 됐고 2년 뒤엔 아시아계 최초의 랍비가 되었다. 

북미 지역에서 두 직함을 동시에 얻은 이는 당시까지 11명뿐이었다. 미국의 뉴스위크는 2011년 북달을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랍비’에 선정하기도 했다.

북달이 뉴욕 센트럴 회당 수석 랍비에 선출된 것은 2013년 12월이었고 수석 랍비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그해 7월부터였다.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있는 센트럴 회당은 유대교 개혁을 선도하는 회당이다. 

상근 직원만 100명이 넘는 이곳에서 북달은 미국 유대인들을 이끄는 영적 지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2014년 12월엔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버락 오바마의 초대를 받아 백악관을 방문, 유대교 명절인 하누카의 축하 행사 대표 기도를 맡았다.

당시 그는 기도에 앞서 다음과 같은 소감을 전해 큰 박수를 받았다.

“(미국) 건국의 선조들은 여성 아시안계 랍비가 백악관에 초대돼 흑인 대통령 앞에서 초를 밝힐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것입니다.”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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