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에겐 이런 목사가 필요해···성도의 마음 얻는 목양은?

17일 한국기독교회관서 ‘평신도의 신앙적 욕구’ 관련 세미나 개최
“시대 변화와 교인 특성 섬세하게 연구하고 목회에 접목해야”

 

 

 

74783_99555_3005.jpg

실천신학대학원대 21세기교회연구소(소장 정재영 교수)와 한국교회탐구센터(소장 송인규 교수)가 1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성도들의 신앙적 욕구와 이에 따른 목회 대응 방향을 제시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지난해 12월 ‘평신도의 신앙 욕구를 탐구하다’를 주제로 진행된 연구조사 결과 발표(국민일보 2023년 12월 4일자 35면 참조)의 후속 세미나로 준비됐다. 이날 발표에 나선 각 영역별 전문가들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성도들의 욕구에 어떻게 반응하고 온전한 교회가 되기 위해 목회에 어떻게 적용할 지 제안했다.

송인규 한국교회탐구센터 소장은 ‘목회자를 기다리며: 욕구와 이상 사이’를 주제로 성도들이 기대하는 목회자와 이상적인 목회자 상을 집중 조명했다. 그는 “한국교회 성도들이 목회자에게 다양한 기능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이를 6가지 기능(주술적 경영적 교육적 윤리적 보양(양육)적 비판적 기능)으로 분류했다. 그러면서 “성도들의 신앙생활 가운데 사회문화적 요소가 반영돼 주술적, 경영적 기능을 기대하는 게 현실이지만 교육적, 윤리적 기능에 집중하며 목회 준비하는 태도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송 소장은 “사업장을 시작할 때 목회자의 축복을 받아야 성공한다고 생각하는 등 성도들의 내면에는 여전히 목회자의 주술적 기능을 기대하는 인식이 남아 있다”며 “한국교회가 1970~80년대 급격한 양적 성장을 경험하면서 교회를 유기체보다는 조직체로 여기고, 목회자에게 조직 경영자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게 한 것도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동안 한국교회에 부정적 인식이 덧씌워지게 한 목회자 관련 사건 사고 등으로 인해 ‘윤리적 사표가 되지 못하는 목회자는 참된 목회자가 아니다’라는 인식을 반드시 기억해야 하며, 명료하며 공감 일으키는 교육자로서 성도들을 관계 지향적인 사람으로 이끄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본성의 부패에 영향을 받는 개인과 신앙 공동체를 향해 목회자의 건전한 비판이 이뤄지려면 영적 돌봄에 해당하는 보양적 기능과 함께 교육적 윤리적 기능이 균형을 갖춰야 한다”며 “그래야만 성도들이 자기 의에 사로잡히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김정선 구아름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각각 성도들이 요청하는 ‘돌봄’과 ‘설교’에 대해 실질적 조언을 전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심방과 상담에 대해 남성 성도가 여성에 비해 더 큰 욕구를 보였다. 특히 40~50대 남성들은 우리 사회의 관계 네트워크, 사회복지 시스템으로부터 소외돼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이어 “설교나 행정에는 마음을 쓰고 연구하며 시간을 들이는 반면, 목회 돌봄은 교인들이 찾아와 도움을 요청할 때 응답하는 정도의 소극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라며 “목회 돌봄은 목회자만의 사역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 전체의 사역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심방(尋訪)을 ‘마음(心)의’ 방문이라고 생각한다면 심방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며 “목회자와 부담 없이 친밀하게 만나고 자신의 속마음과 속사정을 나누는 것이 심방의 핵심이 된다면 가정뿐만 아니라 목양실, 직장도 심방의 장소가 될 수 있고 심방의 형식도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시대 변화와 교인 특성을 섬세하게 연구해 적재적소에 목회 방식을 접목하는 것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됐다. 정재영(사진) 소장은 “성도의 욕구 중 ‘육체의 건강’ ‘경제적 안정’은 욕구에 비해 만족도가 낮았던 항목인데, 교회가 이에 대해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는 쉽지 않지만 최근 마을 공동체 활동, 공동체 경제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하는 방식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날 축사를 전한 노영상 실천신학대학원대 총장은 “목회적 상황을 분석하고 실천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현재의 한국교회에 매우 필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보다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목회 방향을 제시하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교계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