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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먼저 거룩한방파제 되자”…무더위에 모인 기독인

1일 시청역에서 ‘통합국민대회 거룩한방파제’ 개최
약 20만명 참가, 역대 최대
올해도 불허된 퀴어행사 을지로 일대에서 열려른 공유 찾기통합국민대회 거룩한방파제 참가자들이 1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국민대회 거룩한방파제 참가자들이 1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 도로가 인파로 가득 찼다.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에도 이날 통합국민대회 거룩한방파제(대회장 오정호 목사)에 참가한 사람들은 “동성애 퀴어행사를 거룩한 방파제로 막아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든 넘은 노인부터 3살 어린이까지 전국에서 모여든 기독인들은 동성애·퀴어행사 반대를 외쳤다.
이날 참가자 20만 명(주최 측 추산)은 덕수궁 대한문을 중심으로 광화문과 숭례문까지 약 1km 도로를 가득 메웠다. 지난해에 약 5만명 늘어난 규모다.

 

 

"우리가 거룩한 방파제 되자"

 

 

거룩한방파제 참가자들이 1일 서울 중구 광화문에서 행진을 하고 있다.
거룩한방파제 참가자들이 1일 서울 중구 광화문에서 행진을 하고 있다.


대회 시작 시간이 가까워지자 시청역 3번·4번 출구 앞에는 거룩한방파제 안내 포스터가 보였다. 지하철 역사에는 봉사자들이 출구를 안내했다. 출구를 빠져나가자 도로엔 파란색·흰색 천막을 쓴 기독 단체 부스 40여개가 길을 따라 이어져 있었다. 덕수궁 길에는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이도 눈에 띄었다. 또 서울시의회 옆 오르막길에는 자녀와 함께 온 가족 참가자도 보였다. 자리가 없어 인도에 서 있는 참가자도 곳곳에 있었다.

행사가 시작되자 무대 앞 도로가 30분 만에 꽉 찼다. 자리를 잡지 못한 인파는 무대 뒤 스크린을 보며 방석을 깔았다. 행사는 연합기도회 개회식 국민대회 퍼레이드 문화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특별기도회에선 모든 참가자가 “동성애자들이 치유받고 돌아오게 해달라”며 기도했고, 국민대회에선 동성애·퀴어행사 반대 구호를 합창했다.

거룩한방파제 대회장인 오정호 대전 새로남교회 목사는 “한국교회를 지키기 위한 거룩한 방파제가 가정과 한국에 세워져야 한다”며 “우리가 모두 이 나라의 거룩한 방파제가 되어 나라를 바로 세우고 교회를 바로 세우고 민족을 깨우길 소망한다”고 권면했다.

신학생인 김대성(41)씨는 “많은 이가 포괄적차별금지법(차금법)의 부작용에 대해 알지 못하고 관심도 없다”며 “오늘 행사를 통해 차금법의 위험성을 알아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퍼레이드에선 저마다 피켓과 파란 깃발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연세중앙교회(윤석전 목사) 교인 500명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가 새겨진 깃발을 들고 2.2㎞를 행진했다. 새로남교회 교인 400명도 행진에 동참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퍼레이드가 두 개 팀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올해도 ‘불허’ 을지로서 열린 퀴어행사

 

 

서울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이 1일 서울 종로구 종각역을 출발해 삼일대로를 지나 을지로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이 1일 서울 종로구 종각역을 출발해 삼일대로를 지나 을지로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을지로 일대에서는 서울퀴어문화행사가 열렸다. 서울퀴어행사조직위(위원장 양선우)는 인권 보장과 집회의 자유를 명분으로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퀴어행사 참가자들은 저마다 무지갯빛 옷을 입거나 무지개색 머리끈, 마스크 등의 소품을 착용했다. 신체 과다 노출 규제 강화로 과거에 비해 선정성은 덜한 모습이었다. 퀴어행사를 즐기는 외국인도 눈에 띄었다.

행사장에는 성소수자 연대단체의 부스 61개가 설치됐고, 정중앙에 성중립 화장실도 마련됐다.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등 각국 대사관도 부스를 설치했다. 동성애자 축복으로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퇴출당한 이동환 목사도 참석했다. 퀴어행사 참가자들은 환영 무대를 가진 후 오후 4시 반부터 종각역에서 을지로 입구까지 행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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