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대학의 또하나의 실험
▲ 연세대 원주캠퍼스 학생들이 24일 오전 부정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감독관이 없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잠시 후 강의실로 들어선 행정학과 정무권 교수가 시험지를 나눠주자 학생들은 답안지 맨 앞장 상단 ‘서약서’에 서명을 했다.
“나는 하나님과 연세인 앞에서 정직하고 명예롭게 시험에 응하였음을 확인합니다. 응시자 ○○○.”
이어 ‘무감독 시험입니다’라는 문구가 칠판에 적히고 감독이 없는 상태에서 학생들은 1시간 동안 시험에 몰두했다.
시험 내내 평안한 분위기가 유지됐다.
학생들은 시험 시간 끝 무렵에 무감독 시험을 치른 소감을 설문지에 구체적으로 적었다.
일명 ‘명예 시험’이라고 불리는 연세대 원주캠퍼스(부총장 한기수)의 무감독 시험 현장이다.
이 학교의 무감독 시험은 올해 처음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무감독시험은 부정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감독관 없이 학생들만으로 시험을 치르는 제도다.
학교 측은 이를 위해 학기 초에 학교와 총학생회가 함께 TF팀(실무대책위원회)을 구성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한 부총장은 담당 교수들을 만나 진행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무감독 시험을 통해 대학의 이미지와 위상이 크게 향상될 것임을 강조했다.
한 부총장은 또 1561명의 학부모에게 “사랑하는 자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편지에 담아 보내 주면 직접 편지와 함께 학교에서 책 한 권을 준비해 전달하겠다”는 편지를 지난 5일 발송했다.
학부모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1주일 동안 무려 543통의 답신이 도착했다.
마감 날인 17일에는 우편 뿐 아니라 이메일과 팩스로도 격려의 글이 줄을 이었다.
학교 측은 무감독 시험이 캠퍼스 문화에 큰 변화를 주고 학생들의 정직성과 도덕성이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날 시험을 치른 이 학교 사회과학부 1년 김은솔(19)양은 “감시하는 눈길이 없어 마음 편하게 시험을 봤다”며 “보이는 힘보다 보이지 않는 양심의 힘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기수 부총장은 “무감독 시험은 학생들이 부정행위의 유혹에서 벗어나 자신의 양심을 지켜내려는 담대한 용기를 가져야 가능하다”며 “학생들이 익힌 양심교육이 험한 사회에 나가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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