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혜진씨가 전달한 마스크. 특수 항균 처리된 마스크에 NYPD
로고를 자수로 새겼다. <채혜진씨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되던 지난달 중순 미국 뉴욕 도심에 전에 없던 광경이 펼쳐졌다.
경찰관들이 검정색 마스크를 낀 채 순찰을 도는 모습이었다.
마스크에는 뉴욕 경찰국을 뜻하는 영어 알파벳 NYPD가 노란색 자수로 새겨져 있었다.
이 마스크에는 한 유아용품 디자이너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
‘뉴욕 생활 34년 차의 평범한 교포 아줌마’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채혜진(51·뉴욕 리디머교회)씨는 지난 15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9·11테러, 허리케인 피해, 금융위기 등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 왔는데 바이러스로 인해 손 쓸 겨를 없이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에 충격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처음 겪는 위기 앞에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디자이너로서 달란트를 활용할 수 없을까’ 고민했는데 보호장비 없이 순찰을 돌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쓰러지는 경찰관들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고 회상했다.
미국 내 신규 확진자가 하루 4만여명까지 치솟으며 최대치를 기록하던 당시 뉴욕은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이었다.
코로나19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안 마스크, 방호복 등 의료용품 기부는 병원 종사자들에게 집중됐다.
이 무렵 뉴욕 경찰국은 전체의 약 15%인 5600여명의 경찰이 코로나19로 결근하며 ‘치안 공백’ 위기를 맞았다.
‘뉴욕 경찰관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자’고 결심한 채씨.
채씨는 “우리가 만든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순찰하는 경찰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며 “하나님께서 위기의 때에 크리스천으로서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3만8000여 뉴욕 경찰관 얼굴에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제작된 마스크를 씌우는 것이다.
“미국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이 대중화되지 않은 곳이 많아요. 최근에는 주지사 사무실에서도 요청이 왔습니다. 한국으로부터 전달된 마스크가 공포에 눌린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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