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날도아닌 부활주일 아침인데 가슴이 설레이지도 눈물도 나지 않는 것은 나만의 문제일까?
기독교는 부활의 종교라는 이름하에 예수님의 부활하셨음만 강조하여왔지 일상의 적용에는 소홀해온 탓은 아닐까?
톨스토이는 카츄사의 삶을 짓밟고서도 아무런 가책도없이 성공한 법관으로서 예쁜 아내와 행복한 삶을 살던 네프백작의 죽었던 양심이, 자기 때문에 무너진 그녀의 삶을 책임지고자 꿈틀거리는 양심을 부활이라 하였습니다.
죽은 양심으로 세웠던 높은 벼슬과 아름다운 가정을 떠나, 자기 때문에 망가진 여인의 삶을 고칠수 있는 방법도 확신도 없으면서도, 시베리아로 끌려가는 그녀의 뒤를 쫓아가는 네프처럼, 부활은 완성이 아닌 진행형임을 암시합니다.
암이 온몸에 퍼져서 가망이 없다는 의사의 말 한마디에 온 가족의 마음속에서 어머니는 이미 죽었습니다.
결혼 70주년을 맞이하여 장미 한송이를 들고 휘청거리는 다리를 침상 모서리에 의지한채 간신히 서서 글썽한 눈으로 바라보는 아버지를 향하여, “이 웬수야! 바람이나 더 펴지 여긴 왜 왔어?” 라고 호통을 치던 어머님.
아직도 화가 덜 풀렸는지 숨을 고르기에 바빴지만 결혼축가가 끝나자 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당신 밥차려 주어야하는데 내가 이렇게 아파서 어떻게하지?” 라고하자 “왜 내 허락도없이 이렇게 아파? 오늘이 부활주일인데 예수님처럼 어서 일어나야지” 라며 등을 들썩이더니, 간신히 참아왔던 울음을 기어이 터뜨리고 맙니다.
그 모습을 보던 아들 부부가 서로 얼굴을 붉히며 “여보, 미안해” “아니야, 내가 더 미안하지. 그리고 사랑해, 엄청많이”, 불탄 삼줄 같았던 부부관계에서 생명의 싹이 돋는 것이 바로 부활이 아닐까요?
이 부활주일을 여러분들은 어떤 마음으로 맞이하십니까?
그리고 어떤 부활사건을 기다리십니까?
어쩌면 용서할수 없었고 사랑할수 없었던 사람들을, 부활하시어 지금 나와함께 하시는 예수님 때문에 용서하고 사랑하여, 끊어졌던 다리가 다시 놓아지고 불편했던 관계가 회복되는 것, 이것 또한 부활이 아닐까요?
물론 마지막 날의 부활 외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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