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전주대 신학대학원을 수석으로 졸업 하는 송기복 전도사.
“공부의 결실은 지식이 늘어난다는 겁니다. 공부엔 나이가 많고 적음에 관계가 없어요. 만학도라는 말이 제일 부끄러워요….”
14일 수화기 너머 전해지는 송기복(84·김제하늘소망교회) 전도사의 목소리엔 열정이 느껴졌다.
70대 중반에 전주대에 진학하면서 세간에 화제가 된 송 전도사는 최근 전주대 신학석사 과정을 수석으로 마쳤다.
졸업식은 21일이다.
경사는 이걸로 끝이 아니다.
다음 달 그는 한국기독교대학 신학대학원협의회를 통해 꿈에도 그리던 목사 안수도 받는다.
정식 목사로서 목회를 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하는 셈이다.
“제가 제때 공부를 못했어요.
그래서 공부에 더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죽는 날까지 공부하다 하나님 품에 안기고 싶습니다.”
배움을 향한 그의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 훼이스신학대 박사과정에 지원해 합격했다.
철학박사 학위를 받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긴 것이다.
“강의는 온라인으로 듣고 논문지도는 한국에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 지원했습니다. 대단한 건 하나도 없어요. 석사학위 받았으면 박사 공부도 하는거죠….”
뒤늦게 불타오른 학구열은 젊은 사람들조차 따라가기 힘들 정도였다.
송 전도사를 학부 때부터 지도한 조대훈 전주대 신학과 교수는 “잠을 주무시지도 않고 공부를 하셨다”며 “이 분보다 학구열이 뛰어난 학생을 만난 일이 없다.
박사학위도 무난히 받으실 것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송 전도사가 젊은 시절 공부를 하지 못했던 건 가난 때문이다.
전북 정읍이 고향인 그는 수업료가 없어 중학교 진학을 포기했다.
늘 진학의 기회를 엿봤지만 동생들이 눈에 밟혔다.
4남 2녀 중 장남으로 가장의 역할을 도맡았던 그는 동생들을 공부시켜 대학까지 졸업시키느라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였다.
못 배운 한을 동생들에게까지 대물림할 수는 없었다.
‘나도 공부를 하고 싶다’는 열망이 싹튼 건 동생들과 자녀 셋을 모두 출가시킨 뒤였다.
그때는 나이가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신문 기사가 열망에 불을 지폈다.
어느 날 우연히 집어든 신문에 미국의 92세 청소부가 대학교에 입학했다는 기사가 실려 있었던 것.
망설일 이유가 사라졌다.
곧바로 검정고시 학원에 등록해 2009년부터 중·고등 검정고시를 마친 뒤 2011년 전주대 기독교학과에 입학했다.
그때가 75세였다.
20대 초반의 젊은이들과 경쟁하는 게 쉽진 않았다.
하지만 노력 앞에는 불가능도 없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3:16)
송 전도사가 늘 묵상한다는 말씀이다.
“자녀들에게도 강조했던 건 하나님께 받은 사랑을 나누며 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부터 배운 지식과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큰 사랑을 나누며 사역하는 목회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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