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1월 30일 의회에서 열린 첫 연두교서를 통해 미국의 초당적 통합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첫 연두교서에서 ‘안전하고, 강하고, 자랑스러운 미국’을 건설하기 위한 정책 과제들을 제시했다.
미국의 암담한 현실을 언급하며 지지층과의 약속 이행을 강조했던 과거 취임 연설과는 다르게, 상당히 신중하고 절제된 어조로 국정 운영 방침을 밝혔다. 특유의 익살스러운 제스처도 없었다.
지난해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연설에서 강조했던 “미국 정신의 개조”와 비슷한 논조가 이번 연두교서에서도 드러났다.
트럼프는 ‘하나의 미국’을 위한 초당적 통합을 강조하며 “서로의 차이점을 배제하고 공통으로 나아갈 수 있는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설 초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격 참사, 푸에르토리코 허리케인 피해 등 비극적인 사건·사고를 언급하며 “끔찍한 사고는 우리의 결속력을 다지는 기회가 됐다”며 “미국이 더 위대해지기 위해서는 위기의 시간에만 하나가 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의회 연단에서 ▲일자리와 경제 ▲사회기반시설(인프라) ▲이민 ▲무역 ▲안보 등 다섯 가지로 정책을 발표했다.
그는 세제개편, 규제완화 등 트럼프 정부의 경제 정책이 미국인에게 상당한 이익과 일자리를 가져다줬다고 강조하고 1조5000억달러(107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세제 개혁으로 임금이 상승했고, 추가 고용이 발생해 300만명의 노동자가 혜택을 봤다”며 “지난해 히스패닉과 흑인의 실업률이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는 사실에 상당히 자부심을 느낀다”고 지난 1년간 경제 성과를 자평했다.
이민 문제와 관련해서는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다카) 대상 이민자 180만명에게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게 하는 대신 멕시코 장벽건설 예산 250억달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낙후된 이민 제도를 21세기에 맞게 고치겠다”며 “청년들의 미국에서 생활을 보장하는 것만큼 남쪽(멕시코) 국경의 벽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영주권 부여 방식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무작위 추첨을 통해 영주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없애겠다”며 “우리 사회에 기여할 의지가 있고, 미국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자들에게 ‘능력 기반’으로 영주권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을 마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다”며 북한에 대한 압박 정책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직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와 ‘꽃제비’ 출신 탈북자 지성호 씨 사례를 거론하며 “그 어떤 정권도 북한 독재자 만큼 시민들을 완전히 그리고 잔인하게 억압하지 않았다”며 “미국 본토에 위협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 규모의 압박 캠페인을 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경험을 통해 안주와 양보는 단지 침략과 도발을 초래할 뿐이라는 것을 배웠다”며 “우리를 위험한 상황에 몰아넣었던 과거 행정부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450만 트윗을 기록,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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