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개혁실천과제로 성도들은 ‘목회자의 권위주의 포기’를, 목회자들은 ‘성도들의 삶에 대한 방향 제시’를 가장 많이 꼽았다.
또 개신교인들은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미래상으로 ‘기독교적 진리·신앙 전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6일부터 17일까지 전국의 19세 이상 일반 성도 900명, 목회자 100명 등 1000명을 대상으로 ‘교회와 사회개혁을 위한 개신교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권위·교권주의 포기·
성도 삶 방향 제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반드시 실천해야 할 개혁 과제(중복 응답)는 무엇일까. 성도들은 ‘목회자의 권위·교권주의 내려놓음’(47.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자기교회 중심에서 지역사회로의 공공성 지향’(32.9%) ‘양적 팽창·외형중심 성장 지양’(28.0%) 등의 순이었다.
목회자들의 응답 성향은 달랐다. ‘성도들의 실제생활에 대한 방향제시’(41.0%)가 가장 많았다.
특히 50대 이하는 ‘권위·교권주의 내려놓음’(37.0%)을, 60대 이상은 ‘성도들의 실제생활에 대한 방향제시’(48.1%)를 1위로 꼽아 연령대간 인식차이를 드러냈다.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미래상으로는 성도와 목회자 모두 ‘기독교적 진리·신앙 전파’(37.1%, 44.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사회에 올바른 방향성 제시, 사회적 약자 지원, 개인의 치유와 회복 순이었다.
한국교회가 우선적으로 펼쳐야 할 대사회적 봉사 대상(중복 응답)으로는 성도와 목회자 모두 ‘사회적 약자(노숙인, 장애인, 고아 등)’를 각각 87.8%, 78.0%로 가장 많이 꼽았다.
목회자의 경우, 32.0%가 외국인 노동자를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신앙인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성도들과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는 양측의 신앙관과 인식 차이 등도 드러났다.
‘개신교인의 윤리·도덕적 수준이 일반인에 비해 어느 정도인가’에 대해 ‘높은 수준’이라고 답한 성도들은 14.2%였다.
반면 목회자들은 37.0%가 같은 응답을 내놨다.
‘목회자의 윤리·도덕적 수준’ 평가는 어떨까. ‘높은 수준’이라고 답한 성도들의 비율 7.9%였고, 목회자들은 26.0%에 달했다.
‘낮은 수준’이라고 답한 성도들은 절반을 넘은 55.0%였고, 목회자는 36.0%로 나타났다.
설문조사를 총괄한 지앤컴리서치 지용근 대표는 14일 “성도들이 바라보는 성도·목회자, 목회자가 바라보는 성도·목회자에 대한 인식차가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개신교인이라는 큰 틀에서 서로에 대해, 또 자신에 대해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종교개혁 정신(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은 얼마나 잘 실천되고 있을까.
‘잘 실천하고 있다’고 답한 성도들은 30.3%였지만 목회자들의 응답률(48.0%)은 절반에 가까웠다.
한국교회 목회자의 개선사항으로 성도들은 ‘물질적 욕심’(30.3%)을 가장 많이 꼽았고, 당사자인 목회자들은 ‘언행일치 부족’(37%)을 선택했다. 성도들이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는 성도(32.1%)와 목회자(51%) 모두 ‘신앙과 일상생활 불일치’를 가장 많이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