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는 올해 총회에서 매우 의미 있는 결정을 내렸다.
어려운 총회 회의 용어들을 이해하기 쉬운 말로 바꾸는 작업이었다.
이에 따라 예장고신총회는 증경을 전임으로, 촬요는 요약으로 헌의를 상정으로 바꿔 부르기로 했다.
수 십 년을 써왔던 단어라 당분간 입에 붙지 않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주요 교단 중에서는 처음 시행한다는 의미가 있다.
사실 총회에서 나오는 회의 용어 중에는 총대가 아닌 목회자는 물론 평신도들은 아예 잘 모르는 단어들이 많다.
올해 처음 교단 총회를 참관한 현정수 간사(교회개혁실천연대)는 "흠석사찰 같은 단어는 인터넷으로 찾아봐야 뜻을 알 수 있다"며 "축조나 촬요 등 교인들이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증경'이라는 단어는 중국의 고어로 전임을 뜻하는 말이며, 가장 중요한 점만 골라 취한다는 뜻의 '촬요', 윗사람에게 의견을 아뢴다는 뜻의 '헌의' 등의 단어가 대표적인 예다.
이밖에도 교단 총회 회의기간 중 일종의 질서 유지를 하는 흠석사찰 같은 단어들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사용하고 있다.
왜 교단 총회 총대들은 굳이 이런 어려운 단어들을 사용하는 것일까.
우선 이런 단어 사용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수 십 년 동안 사용해왔기 때문에 그냥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목회자들의 경우 정확한 뜻도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이유는 일부이긴 하지만 이런 단어들을 사용함으로써 목회자들의 위상이 높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부 의사들이 처방전에 글씨를 갈겨 쓰거나, 일부 판사들이 이해하기 어렵게 판결문을 쓰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문제는 일반 사회에서 이런 단어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단어들이 평신도는 물론 비기독교인들에게 교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점점 쉬운 말을 쓰는 추세에서 교회만 역행하는 꼴이 되는 셈이다.
그렇게 때문에 사회와의 접촉점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어려운 회의 용어들을 빨리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예장고신총회 소속이자 두레교회를 담임하는 오세택 목사는 "비기독교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용어나 개념들을 빨리 바꿔야 한다"며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이 같이 힘써야 할 중요한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어려운 교회 용어들이 교회의 문턱을 점점 더 높게 만들고 있다.
<CBS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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