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군산 남군산교회 인근에 사는 독거노인 100여명이 21일 이마트 군산점에서 쇼핑한 뒤 계산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을 돕는 이종기 목사(오른쪽 두 번째)와 교회 성도들도 보인다.
21일 오전 11시쯤 이마트 전북 군산점. 이른 시각인데도 매장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대부분 70∼80대 할머니와 할아버지들로 쇼핑카트에 이런저런 상품들을 가득 싣고 계산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을 위한 전용 계산대가 두 곳 마련됐지만 계산대마다 쇼핑 카트가 10여대씩 줄지어 섰다. 오래 서 있기에 불편한 나이인데도 이들은 미소를 지으며 카트 옆을 지켰다.
이들 어르신은 군산 남군산교회(이종기 목사)가 ‘특별한 추석 선물’을 드리기 위해 초청한 교회 인근 지역의 독거노인들이다.
교회는 100여명의 독거노인을 대형 마트로 초청해 1인당 10만원 한도 안에서 평소 갖고 싶은 물건을 살 수 있도록 배려했다.
어르신들이 장을 본 카트엔 쌀을 비롯해 된장 식초 간장 다시마 주방세제 휴지 등 다양한 생필품이 실려 있었다.
고기 부침가루 포도 등 추석명절을 위해 산 상품들도 보였다.
최훈구(86) 할머니는 “자식들 오면 먹이려고 고기를 조금 샀다”고 자랑했다.
홍창옥(78) 할머니는 “평소 많이 도와준 집 근처 미용실 사장에게 선물하기 위해 갈비를 샀다”며 “남군산교회 덕분에 사람 노릇하게 됐다”고 기뻐했다.
김태득(87) 할머니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형 마트에 와봤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에서 결혼해 지금까지 살았는데 이런 곳은 처음”이라며 “굉장하다, 구경 아주 잘했다”고 말했다.
한 할아버지는 두루마리 휴지 한 묶음 밑에 막걸리 2병을 숨겨왔다가 도로 갖다 놓는 해프닝도 벌였다.
교회에서 다른 것은 괜찮지만 술과 담배만은 안 된다고 미리 고지한 것이다.
오랫동안 혼자 어렵게 산 탓인지, 주위의 작은 관심도 낯설어 하며 경계하는 이들도 있었다.
약과세트 2개를 산 한 할머니는 “약과를 많이 사셨던데, 약과를 좋아하시나 봐요”라고 묻자 “내가 무슨 약과를 많이 샀다고 그래요”라며 바삐 걸음을 옮겼다.
교회가 이날 지출한 금액은 총 1632만원.
교회는 거동이 불편해 마트에 오지 못한 독거노인 50여명에게도 원하는 물건을 대신 구입해 집까지 배달해줬다.
이날 행사를 위해 남군산교회 성도 70여명이 봉사했다.
어르신 3명 당 성도 1명이 따라다니며 장 볼 목록 작성, 장보기, 계산, 포장 등을 도왔다.
자가용으로 직접 어르신들을 모셔 오고 모셔다 드렸다.
추석 대형마트 장보기 아이디어를 낸 이 목사는 “어르신들이 평소 갖고 싶어 하시던 것, 어르신들에게 꼭 필요한 것을 선물할 수 있어 기쁘다”며 “대상자를 선정해 준 동사무소와 적극 봉사해 준 성도들에게 특별히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교회는 10여년째 추석 때마다 독거노인들에게 밑반찬 생필품 소고기 등을 선물해왔다.
보육원 아이들 100여명도 대형마트로 초청해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국노컷뉴스기사보기
625 | 목회자 1000여명 길러낸 대광고 - 대표적 기독교 사학 서울 대광고 설립 68년 만에 '동문선교대회' | 2015.10.14 |
624 | 뉴욕한인교회 교인이 재건축비 100만 달러 기부 - 이름 숨긴 기부자 "평생 하나님께 받은 은혜 너무 커 건축 헌금" | 2015.10.14 |
623 | 전병욱 목사 재판 이번에는 제대로 할까 ? - 예장합동총회 평양노회 가입..김진하 노회장, "재판 공정하게 하겠다" | 2015.10.14 |
622 | 천지창조는 며칠 동안 이뤄진걸까? | 2015.10.07 |
621 | 성시화운동을 처음 시작한 춘 천 "춘천을 복음화의 도시로" | 2015.10.07 |
620 | 가톨릭 영세, 개신교 세례와 어떻게 다를까? - 의미는 같고, 형식에서만 차이..인정하는 자세 필요 | 2015.10.07 |
619 | 대학교내 "기독학생회"가 없어진다 - 이화여대, 숭실대 이어 서울대 SCA도 해체..기독학생운동 돌파구는 ? | 2015.10.07 |
618 | <열매-성경 속 이야기>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 예수의 저주는, 왜? | 2015.10.07 |
617 | '광우병 시위대' 한가운데서도 6차례 구국기도회 개최했다 - 허황된 정보로 기독교까지 공격 당해...고령의 김준곤 목사도 나서서 증언 | 2015.09.30 |
616 | "주여, 자식 넷 잃은 이 여인은 죄가 없나이다" - 한국인으로서 첫 '유럽 난민' 구호 사역 김수길·조숙희 선교사 부부 | 2015.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