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했지만 마음은 부자였던 10대 시절을 살아낸 고향 순천만 갈대밭을 찾은 박종구 목사. 작은 사진은 최근에 펴낸 자서전 ‘빛과 더불어 오늘까지’ 표지.
전남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사이에 깊숙이 들어간 순천만 갯벌 갈대숲에서 자라던 시골 소년은 일찍부터 신동(神童)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초등학교 6년 동안 줄곧 1등을 차지했지만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환경 속에 가슴을 조이며 살았다.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 형편 때문에 애초부터 좋은 학교에 들어갈 생각은 포기하고 살았다.
그러나 이런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소년의 꿈은 좀처럼 깨지지 않았다.
고교 시절 순천 시내 다방에서 시화전(詩畵展)을 열어 당시 지식인들을 놀라게 했다.
1963년 약관의 나이에 소설 ‘담울재를 넘다’로 제7회 학원문학상에 입상, 이어서 동화 ‘은행잎 편지’로 경향신문사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계속해서 현대시학 추천으로 시문단에 등단한다.
47세에 조동진(동서선교연구개발원 초대원장) 박사와 선교신문 ‘크리스챤헤럴드’를 창간했고, 2년 뒤 신망애출판사를 인수했으며, 76년엔 한국 교회의 첫 목회 전문잡지 ‘월간목회’를 창간해 지금까지 문서선교라는 외길을 걷고 있다.
목사라는 직함 외에도 그에게 붙는 수식어가 많다. 동화작가이자 시인이며 서예가, 언론인이다.
37년 역사의 잡지 발행인, 43년 역사의 출판사 경영인으로 8000개 교회에 크로스웨이 성경연구 프로그램을 보급한 운동가이다.
한국기독교 문서선교 반세기를 이끌어온 박종구(72) 목사 얘기다.
그가 최근 문서선교 반세기를 정리한 ‘빛과 더불어 오늘까지’(신망애출판사)를 펴냈다.
이 책에는 한국기독교 문서선교 50년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빛바랜 사진들과 자작 시, 기도문, 에세이, 서간문, 동화, 칼럼, 설교, 서예작품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 세상에 의미 없는 고난은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이 절대절망 앞에서는 정말 잔인한 말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에게 ‘아픔과 시련’은 곧 불순물이 섞이지 않는 순수한 ‘정금(精金)을 만들어내기 위한 필요한 단련’이지요.”
어느 새 팔순으로 달리는 고속 열차에 몸을 실은 박 목사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아호가 평금(平金)인 그의 ‘꿈노트’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목표들이 꿈틀댄다.
교회 리서치 연구소 설립과 그리스도인의 소통을 위해 교양과 인성을 키우는 크리스천교양아카데미의 개설이다.
그는 또 선교사처럼 그리스도인 문학가 예술인들에 대한 후원, 성서 전체를 구속사적 맥락에서 테마별로 체험할 수 있는 바이블 테마 전시관을 운영하는 것도 큰 목표 중 하나다.
세계선교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선교박물관을 건립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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