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권에는 ‘선데이 드레스’(Sunday Dress) ‘처치 슈트’(Church Suit)란 말이 있다.
주일 교회에 입고 가는 정장을 주로 가리킨다.
교회에 갈 때 단정하고 근사한 옷을 입는 문화가 담긴 표현이다. 우리에게도 선데이 드레스가 있을까.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늘푸른교회 주일 예배, 21일 중구 영락교회와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수요 예배에서 만난 크리스천 15명에게 어떤 옷을 입는지 물어봤다.
대부분 자기가 좋아하면서도 단정한 옷을 입는다고 했다.
하지만 선데이 드레스의 기준은 다양했다.
빨간 옷만 고집하는 사람도 있고 때에 따라 정장과 청바지를 번갈아 입기도 했다.
격식 있게 입는다는 사람도 있었다.
또 다른 사람이 입는 옷에 대해서는 개성을 존중하면서도 핫팬츠 등 노출이 많은 옷에는 거부감이 있었다.
평소 정장을 입고 일하는 사람은 캐주얼을 선호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거꾸로 정장을 주로 입었다. 늘푸른교회 김현수(43·안수집사)씨는 파란색 줄무늬 면 티셔츠에 면바지 차림이었다.
“주일 아침이면 어머니는 제게 ‘가다마이’(정장 상의) 입으라고 하시는데 저는 사실 편한 옷이 좋아요.
평일 병원에서 일할 때 정장을 입는데 교회에 올 때라도 좀 편하게 입고 싶어요.”
23개월 된 아기를 데리고 나온 이진영·이재용(34)씨 부부도 캐주얼한 면바지와 셔츠 차림이었다.
“평소 직장 갈 때 정장 차림이지만 교회 올 때는 편하게 입어요.
아이도 돌봐야 하고요.”
반면 전업 주부인 이소령(37)씨는 하얀 레이스가 달린 상의에 재킷을 입고 있었다.
“결혼식 같은 데 가려고 산 옷이에요.
평소 안 차려 입으니까 주일 교회 올 때 아니면 입기 어렵잖아요.”
같은 연령대라도 취향에 따라 옷 스타일은 반대였다.
영락교회에서 만난 김상민(68·집사)씨는 하얀 베레모에 남색 양복 차림이었다.
“예배를 드리러 오는 거니까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실 만한 옷이라고 생각하는 정장을 입습니다.”
김상화(68)씨는 보랏빛 면 셔츠와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백팩을 매고 있었다.
“제가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예배드릴 수 있는 옷을 입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을 고집하기도 한다.
영락교회 광장에서 만난 한 70대 할머니는 빨간색 원피스 차림이었다.
가방도 빨강이었다.
“제가 원래 빨간색을 좋아해요. 대개 저는 이렇게 입고 와요.”
젊은 세대일수록 캐주얼한 옷을 많이 입는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김도연(22) 이보라(27·여)씨는 모두 반바지 차림이었다.
간혹 옷에 대한 기준이 달라 세대 간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A군(15)은 새로 산 파란색 아디다스 트레이닝복을 입고 교회에 갔다 한 장로에게 혼났다.
“교회에는 추리닝 말고 제대로 된 옷을 입고 와야지. 이게 뭐냐?”
그 모습을 지켜본 중등부 담당 목사는 “요즘 아디다스 나이키 트레이닝복은 아이들한테 최고의 옷인데 어른들이 혼내는 걸 보면 좀 속상하다”고 안타까워했다.
홍인규 백석대 신약학 교수는 “나는 청소년들이 트레이닝복을 입고 오는 것도 귀엽게 보는 편이다.
청소년과 장년층의 문화는 서로 다르다.
어른들은 ‘이상하다’ 아이들은 ‘고리타분하다’며 서로 비판하면 공동체를 이루기 어렵다.
강한 자와 약한 자가 서로 존중하라(롬 14·15)는 말씀처럼 서로 인정해야 한다. 하나님은 다양한 것을 기뻐하신다”고 말했다.
성경은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 않지만 유추해 볼 수 있다.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지니라.(요 4:24) 박종환 실천신학대학원 예배학 교수는 “어떤 옷을 입느냐가 어떤 태도로 예배드리느냐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경건하고 단정한 옷을 입어야 한다.
난 정장 안 입고 교회 가면 불안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곧 노출이 많아지는 여름이다.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한임(56·권사)씨는 청록색 투피스 차림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그로 인해 예배에 집중 못하게 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핫팬츠나 초미니스커트 이런 건 다른 사람의 예배까지 방해할 수 있어요.”
이번 주일 어떤 옷을 입고 교회에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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