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을 넘긴 나이에 첫 독창회를 여는 소프라노가 있다.
허경희(64) 순복음찬양교회 목사는 다음 달 3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영산아트홀에서 성가독창회를 연다.
28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일보빌딩에서 만난 허 목사는 “기관지염과 후두암 투병으로 젊은 날 서지 못했던 무대에 이제야 오른다”며 “하나님이 제 꿈을 이뤄주셔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어메이징 그레이스’ 등 16곡을 부를 예정이다.
그는 성악을 전공했지만 투병으로 젊은 날 무대에 서지 못했다.
열다섯 살 무렵 천식을 앓았다.
“노래 부르는 걸 무척 좋아했지만 늘 기침을 했어요.”
소녀는 노래를 포기하지 않았다.
1968년 숙명여대 성악과에 최고의 실기 성적으로 입학했고 가장 높은 실기 성적으로 졸업했다.
“독일 베를린음대 입학 허가서를 받았지만 결혼하면서 포기하고 교편을 잡았어요.”
만성 기관지염으로 목소리를 제대로 내기 어려운 때가 많았다.
사촌 시누이의 전도로 교회에 나가 78년 예수를 영접했다.
“80년 어느 날 불같이 뜨거운 기운이 제 목을 태우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된다는 말씀(고후 5:17)처럼 기관지염이 깨끗이 나았어요.
목소리를 마음껏 낼 수 있어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82년 후두암이 발병했다. 목소리를 잃어버렸다.
“저는 하나님이 제 암을 치료해 주실 거라고 믿고 3년 동안 기도했어요. 그랬더니 기적처럼 암세포 크기가 줄어들었어요.” 85년 영산신학원에 입학, 여의도순복음교회 전도사로 일했다. 99년 순복음찬양교회를 개척하고 2001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지금도 어느 때는 목소리가 ‘실’처럼 가늘게 나기도 해요.”
허 목사는 아이노스성가대를 조직해 10여년 동안 지휘했고 교회에서 성가를 계속 불렀다.
2012년부터 조용찬 순복음영산신학원 학장 제안으로 강단에도 선다.
“소프라노인 제게 목이 아픈 고통을 주셨기 때문에 저는 인내했고 겸손해진 것 같아요.”(웃음)
그는 독창회에 열 살 손자를 초대했다.
“할머니가 노래 잘 부를 테니까 친구들 많이 데리고 오라고 했어요. ‘할머니 소프라노’의 첫 독창회 기대되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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