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이레째인 22일 오전 전남 진도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지친 몸을 이끌고 수습된 신원미상자의 특징을 살펴보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 일주일째인 지난 22일 애타게 기다리던 생존자 구조 소식은 들리지않고 실종자들이 연거푸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면서 팽목항과 진도체육관에는 하루 종일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사망자 수도 100명이 훌쩍 넘어섰다.
목포기독병원. 진도 사고해역에서 인양된 여동생의 시신을 확인한 오빠 A씨는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넋을 잃었다.
평소 잘해주지 못한 것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는 A씨는 여동생의 남편이 아직 실종된 상태여서 차오르는 슬픔을 누르고 있다.
A씨는 여동생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묻자 "잘해 줄 걸 마음이 좀 그렇죠. 잘해주지 못한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진도 팽목항. 이젠 눈물도 다 말라버린 듯 지칠대로 지친 가족들은 속속 전해지는 시신 인양 소식에 상황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시신이라도 찾아 안아보고 싶지만 이마저도 기약없이 기다려야 하는 실종자 가족들은 먼 바다만 보며 흐느꼈다.
진도군교회연합회, 구세군대한본영, 기독교대한감리회 호남선교연회가 진도체육관과 팽목항에 마련한 기도처소에서는 실종자들의 구조를 바라는 이들의 간절한 기도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안산 단원고 2학년 4반 홍순영 군 어머니는 아들과의 이별을 예감한 듯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긴다는 기도를 하면서도 아들이 무사할 수 있기를 바라는 애끓는 모정은 숨길 수가 없다.
기도를 마친 홍순영 군 어머니는 “사랑하는 내아들 천국에서 네가 하고 싶은거 다하고 하나님 품에 가서 이 세상에서 못다한 꿈을 이루고..엄마는 널 언제까지나 사랑한다 정말보고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팽목항에는 앞으로 시신이 대거 인양될 것을 대비해 180구 정도의 시신을 안치할 수 있는 임시안치소가 차려질 예정이다.속도를 내고 있는 구조작업에도 생존소식은 없고 시신 인양 소식만 들려오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가슴은 더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크리스찬 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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