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어느 날, 성경을 묵상하던 이종하(71·안산복음교회) 목사는 예전에 없던 궁금증이 생겼다.
“귀신을 포함한 잡신도 ‘신’자를 쓰고 유일신이신 하나님도 똑같은 한자를 쓴다는 게 왠지 격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이 목사는 한자사전을 붙들고 밤낮없이 연구에 골몰했다.
5년쯤 지났을까. 그의 머릿속에 한 글자가 번개처럼 스쳤다.
‘신(神)’자 부수인 ‘보일 시(示)’자 대신에 하늘 ‘천(天)’자를 넣으면 되지 않을까.’ 이른바 ‘하나님 신’자를 고안해 낸 이 목사는 교계 관계자들을 수소문하며 ‘하나님 신’자에 대해 자문하는 한편 한자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유일무이한 창조자이신 하나님을 지칭하는 한자는 별도로 만들어야 합니다.
더군다나 성경에서는 반드시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논 답(沓)’자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한자인 만큼 ‘하나님 신’자 역시 우리나라에서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이 목사는 강조했다.
‘하나님 신’자의 국·한문성경 적용 사례(표 참조)는 성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유일신(唯一神), 신령(神靈), 신성(神聖), 신학(神學) 등의 ‘신(神)’자 역시 ‘하나님 신’자로 바꿔 사용해야 한다고 이 목사는 주장했다.
그의 제안에 교계는 묵묵부답.
하지만 이 목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2011년 ‘하나님 신’자를 특허청에 서비스표로 출원했고, 1년 만인 지난해 5월 ‘선교에 관한 상담업’으로 등록하는 데 성공했다.
그 무렵, 이 목사는 목회자 한자 연구모임에서 든든한 동역자를 만났다.
민족통일선교협회 사무총장인 이귀형(74) 목사였다. “이종하 목사님의 설명을 듣고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 역시 ‘귀신 신’자를 하나님과 함께 쓰고 있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들 때가 많았거든요.”
칠순을 넘은 단짝의 두 목사는 교계 원로와 신학자, 한문 연구단체 등 교계를 넘나들며 ‘하나님 신’자의 제정 필요성을 알리고 다녔다.
지난달 초, 이들은 한자 제정 추진과 관련해 한국어문회 연구위원으로부터 “먼저 기독교계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는 긍정적 설명을 들었다.
이종하 목사는 “기독교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중국 선교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교계의 관심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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