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해봅시다 >

 

반려동물 위해 장례예배, 축복까지?

 

반려동물 기르는 인구 1500만명 웃도는 현실 속 교회의 고민 적지 않아

사람의 자리 대신하는 반려동물은 지양해야, 선 지키는 지혜 필요하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15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어린아이를 위한 유모차보다 애완동물을 태우는 ‘개(犬)모차’가 더 많이 팔리는 게 현실이 이상하지도 않을 정도입니다.

‘반려’의 사전적 의미는 ‘짝이 되는 동무’라는 뜻으로 반려동물은 친구처럼 지내는 생명체를 의미합니다. 

영어로도 ‘컴페니언 애니멀(companion animal)’이라고 하는 걸 보면 동물과 벗하며 지내는 건 세계적인 추세인 듯합니다.

성경에도 동물에 대해 관대한 구절이 적지 않습니다.

창세기 1장 22절엔 “생육하고 번성하여 여러 바닷물에 충만하라 새들도 땅에 번성하라”고 했죠. 

하나님은 노아에게 큰 홍수를 피하고자 만든 방주에 각 동물을 암수 한 쌍씩 태우라고 명하셨습니다.

해외 교회 중에는 ‘성 프란시스 축일’(10월 4일)을 전후해 반려동물 축복식까지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날은 동물과 소통했다는 기록이 있는 아시시의 수도자 성 프란시스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몇몇 교회가 반려동물 축복식을 마련합니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경기도 안산 꿈의교회(김학중 목사)는 매 주일 예배를 드리는 성도들의 반려견을 돌봐주고 있습니다. 

이 교회 드림펫선교회 회원들이 교회에 마련된 별도 공간에서 반려동물과 놀아주거나 산책을 하죠. 

젊은 목회자 중에는 교회에 출근할 때 반려동물을 데리고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갑갑한 집에만 있는 반려동물에게 조금이라도 넓은 교회에서 뛰어놀도록 배려하는 것이죠.

이것만 놓고 본다면 반려동물에 대해 교회가 상당히 개방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꼭 이런 것만은 아닙니다. 

반려동물에 대해 극과 극의 현실이 있는 게 현실입니다.

지난해 목회자를 대상으로 한 한 조사에서 ‘교회 내 성도와 반려동물이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별도 공간 마련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응답자 760명 중 ‘반대’가 65%, ‘찬성’ 27%, ‘모르겠다’ 8%로 나타났습니다. 목회자 3명 중 2명은 동물과 함께 예배드리는 걸 반대하는 셈이죠.

최근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총회는 ‘반려동물 장례식’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습니다.

예장고신 총회 신학위원회는 “동물을 종교적으로 축복하고 동물에게 성례를 집전하며 동물이 죽었을 때 장례예배를 드리는 건 성경을 떠난 해방을 추구하는 해방신학적 시도”라며 “동물에 관한 관심과 애정은 필요하지만 동물에게 영혼이 있다고 주장하거나 이웃을 돌보기보다 동물에 더 집중하는 태도는 신앙생활을 방해하는 우상화”라고 규정했습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와 함께 반려동물도 더욱 늘어날 게 분명합니다. 목회자에게 반려동물 축복식이나 장례식을 요청하는 사례도 늘겠죠. 

하지만 보이지 않는 선을 지키려는 노력도 중요해 보입니다. 반려동물이 인간의 자리를 대체하는 것만큼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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