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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범식 숭실대 총장이 지난 5일 서울 동작구 교내 총장실에서 소그룹 채플의 전면 확대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학교가 선교지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다음세대 위기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미션 스쿨인 숭실대에도 80%가 무종교인이거나 기독교 신앙에서 멀어졌다고 응답합니다. 내국인뿐만 아니라 급증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을 통한 새로운 캠퍼스 선교 전략도 마련돼야 합니다. 기독교 대학과 한국교회가 든든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육이 이뤄지도록 적극적 연합이 절실합니다.”

장범식(67) 숭실대 총장은 지난 5일 서울 동작구 대학 총장실에서 자리에 앉자마자 “대학이 곧 선교지가 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1897년 윌리엄 M 베어드 선교사의 ‘숭실학당’에서 출발해 1908년 대한제국에서 ‘숭실대학’ 인가를 받은 최초의 근대식 대학인 숭실대에도 신입생 가운데 기독인 비율이 20%에 그칠 정도로 축소된 현실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장 총장은 2021년 총장 임기를 시작하며 ‘채플의 정상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학원 선교의 불꽃이 사라진 현실에서 수백명이 한곳에 모이는 집합형 대그룹 채플은 익명성의 한계, 집중력의 한계, 관계 맺음의 한계로 인해 특히 대학 새내기의 경우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소그룹 채플’이다. 개인적 관심과 친근감을 소중히 여기는 MZ 세대 눈높이에 맞춘 소통·공감형 채플이다.

“소그룹 채플은 그룹당 학생 8명으로 구성됩니다. 그룹마다 목회자와 사역자 또는 한국기독실업인회(CBMC) 회원 가운데 1명이 멘토로 자원봉사에 나서 학생들과 인생의 목적과 의미, 사회 문제와 윤리, 성장과 자아 발견, 신앙과 성경에 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런 소그룹 20~30개 팀이 동시에 교내 한경직기념관에서 소통·공감형 채플 교육을 합니다. 디지털 원주민인 다음세대의 특성에 맞게 강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기독교의 주요 사상과 세계관을 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교육 방법입니다.”

장 총장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소속 높은뜻광성교회(이장호 목사)에서 안수집사로 섬긴다. 주일마다 교우들에게 커피 봉사를 하는 것이 즐거움이라고 밝혔다. 본인의 대학 시절은 수업보다는 휴강이 더 많았던 군사독재 시절이었다고 회고했다. 영어교육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논문으로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선택했다. 금융시장 기업재무 분야를 전공한 경영학자로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과 금융개혁회의 의장을 역임했고, 총장이 된 이후에도 서울IB 포럼 이사장과 삼성증권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장 총장은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는 갈라디아서 6장 9절 말씀을 자주 묵상한다고 했다. 2021년 2학기 융합특성화자유전공학부 학생 37명을 대상으로 3개 그룹에서 실험적으로 조심스럽게 시작했던 소그룹 채플은 올해 1학기 1학년 전체 학생으로 전면 확대돼 총 2936명의 학생이 384개 그룹을 수강하는 방식으로 대폭 늘어났다.

숭실대는 공감형 소그룹 채플의 노하우를 나누고 대학의 학원 선교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사학미션네트워크와 함께 오는 10월 4일 ‘2024 소그룹 채플 콘퍼런스’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시대 움츠러든 청년 대학생들을 위해 장 총장은 이렇게 덧붙였다.

“자신감을 가지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다른 이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이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언제나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을 이루는 길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꿈과 희망을 향해 함께 걸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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