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면_간증.jpg

양연례 성도

 

술만 드시면 폭군이 되는 아버지는 자식들을 밖으로 내쫓거나 화장실 앞에 밤새 손을 들고 무릎을 꿇고 앉아있게 했다. 

그때 받은 상처로 나는 남자라면 치가 떨렸다. 학창 시절에 누가 나를 쫓아 다니면 '네가 감히 나를?' 하며 혼을 내주곤 했는데, 어느새 남학생들은 나에게 '백설공주'(백만인이 설설 기는 공포의 주둥아리)란 별명을 붙였다.

간호대학에 진학한 후 어느 선교단체에서 말씀을 듣고 주님께 인생을 드리기로 작정했다. 

그러다 같은 선교단체의 형제가 나와 결혼하기 위해 기도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도대체 어떤 놈이? 나를 어찌 감당하려나?' 했지만, 의대를 졸업하고 의료선교사로 나가려던 그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 너무 선명하여 결혼했다.

이후 보건교사를 그만두고 세 아이와 의사인 남편을 따라 선교지로 떠났다. 

열악한 환경이 무척 힘들었지만, 그보다 더 힘든 것은 남편과의 의견 대립이었다. 

수시로 끓어오르는 분에 남편의 멱살을 잡았고 길거리에서 발길질도 했다. 

그때 세계적 감염병 '사스'가 심하게 번져 남편이 근무하던 병원에도 직원 3명이 감염돼 큰 병원으로 옮기는 등 사태가 심각해졌다. 

우리 가족은 죽음의 공포감에 부랴부랴 짐을 싸 마지막 비행기로 겨우 현지를 빠져나왔다. 

'죽으면 죽으리라'며 선교지로 떠났는데, '죽을래?' 하니 급히 도망친 자신이 너무 실망스러웠다.

귀국 후 병원을 개업했으나 사사건건 남편에게 간섭하며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남편을 경외하고 주께 하듯 하라'고 한 에베소서 말씀 구절을 잘라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었다. 

그런 어느 날, 우울증이 심각한 목사 사모인 친구가 춘천한마음교회에 가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살아났다며 전화를 했다. 

그의 부탁에 별생각 없이 한마음교회 수련회에 참가했다. 

목사님께서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성경대로 죽으시고 성경대로 다시 살아나셨다. 부활은 예수님이 하나님이라는 유일한 증거인데 이 증거로 믿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진정으로 회개해야 할 죄는 요한복음 16장 9절의 '예수를 믿지 않는 죄'라고 했다.

나는 '그래서 어쩐다고? 선교까지 다녀온 내게 저런 초보적인 복음을 왜 강조하나?' 하며 코웃음을 쳤다. 

그러나 하나같이 눈물을 흘리며 감격하는 성도들의 모습을 보며 내 마음이 절박해졌다. 

'하나님! 저 사람들의 믿음과 나는 무엇이 다르나요?' 간절히 기도하는데 주님께서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으라고 하셨다. 

'아! 나는 지금까지 옷만 찢는 신앙생활을 했구나!' 

그 순간, 내가 왜 힘들었고, 왜 남편과 원수로 지냈고 선교지에서 왜 도망쳤는지 한 번에 알게 됐다. 

나는 진심으로, 예수님을 믿지 않는 죄를 회개하고 부활하신 주님을 내 마음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부활의 증거로 주님의 사랑이 부어지자 죽기 살기로 싸웠던 부부싸움이 사라지고, 가정과 병원은 교회처럼 바뀌었다. 

남편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었고 죽어도 할 수 없었던 '남편을 주께 대하듯' 섬겼다. 

늘 분이 났던 시댁 식구들도 귀하게 보였다. 

시어머니를 정성으로 모시며 복음을 전해 내 손을 잡고 기도하며 천국에 입성했고, 비참하게 살던 시숙을 집으로 모셔 사랑으로 보살폈다. 

지금 시숙은 예수님을 만나 건강도 회복하여 일터로 나가신다. 

남편을 잡아먹으려고 했던 내가, 복음을 전하는 사명자로 세워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지만 하나님께서 앞길을 인도하시리라 확신한다.

 

간증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