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이단 사역자로 출발 안소영 대전도안교회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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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영씨가 3일 경기도 남양주 자택 부근에서 교회에 침투한 신천지를 판별하고 대응하는 방법을 수록한 ‘신천지 대응 종합 매뉴얼 2.0’을 소개하고 있다.

 

안소영(30)씨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에 빠져 4년 6개월간 젊음을 탕진했다. 

신천지 탈퇴자들은 종교 사기를 당했다는 배신감에 신앙생활에 염증을 느낀 채 교회를 등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안씨는 아픈 과거를 딛고 사역자로 재기했다. 

3일 경기도 남양주에서 만난 그는 이단 사역자, 어린이 사역자로 새 출발 포부를 밝혔다.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에 다니던 안씨는 2012년 친구를 따라갔다가 신천지에 빠졌다. 

그는 "신천지 교리에 중독됐을 때는 '약속의 목자가 잠도 안 자고 하나님 나라 완성을 위해 힘쓰는데, 부름받은 내가 이래도 되는 것일까'라는 불안감에 하루 몇 시간 눈도 붙이지 못할 정도로 쫓기는 삶을 살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신천지 야고보지파 주제가를 만들고 지역장, 부구역장, 복음방 교사, 위장교회 팀장, 찬양단 리더를 맡는 등 신천지 포교 활동에 심취했다. 

학교에선 제적까지 당했다. 

그러다 2016년 1월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구리상담소의 도움으로 빠져나왔다.

안씨는 "신천지에서 탈퇴하고 우상 숭배에 빠졌던 내 모습이 얼마나 수치스러웠는지 모른다. 심지어 세상에 태어난 사실조차 부정하고 싶었다"면서 "부모님은 저의 자살을 막으려고 5개월간 옆에서 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마음을 다잡은 그는 2017년 한국성서대 성서학과에 입학해 지난해 수석으로 졸업했다.

 최근엔 신천지 대응 매뉴얼인 '신천지 대응 종합 매뉴얼 2.0'(기독교포털뉴스)도 펴냈다. 

안씨는 신천지가 팬데믹 시대 온라인으로 포교 활동을 왕성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신천지는 과외교사로 활동하며 청소년을 사이비 종교로 끌고 간다"면서 "당근마켓에서 '강아지 산책을 시켜준다'고 하거나 '햄버거를 같이 먹을 사람을 모집한다'며 접근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안씨는 "특히 온라인에서 에니어그램, MBTI 검사 등으로 상담과 코치를 해준다며 젊은이들을 미혹한다"면서 "팬데믹 시대 고달픈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누군가를 기대하는 심리를 철저히 이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신천지에 미혹된 신도들은 이만희 교주가 죽어도 쉽게 탈퇴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모세 사망 이후 여호수아 시대가 열린다는 식으로 교리를 바꿀 게 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씨는 한국교회가 신천지에 미혹된 피해자들을 긍휼의 시각으로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신천지에 빠진 사람은 누구보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고 말씀을 잘 믿어보겠다는 열정이 있던 사람들"이라면서 "누구나 신천지에 끌려갈 수 있다. 미혹됐다가 영적 질병에 걸린 피해자에게 '어쩌다 신천지에 빠졌냐'는 식의 눈초리는 암 환자에게 '어쩌다 암에 걸렸냐'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안씨는 "그들도 언젠가 나처럼 우상숭배에 빠졌다는 자괴감, 절망감, 수치심으로 신음하며 하염없이 눈물 흘릴 것"이라며 "한국사회가 신천지 피해자를 외면할 텐데 교회마저 손가락질하면 안 된다. 그들을 따뜻하게 안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필요한 것은 지속적 격려와 도움"이라고 덧붙였다. 

안씨는 장신대 신대원 목회학 석사과정에 원서를 냈다. 

2일부터는 대전도안교회에서 아동부 전도사로 사역을 시작했다. 

조만간 중부권 이단상담 사역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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