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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지하교회 성도가 제주극동방송 송신기 수리 후원방송을 듣고 한국에 보낸 성금과 방송 청취기록을 적은 노트.



“믿음은 충성을 낳고 의심은 반역을 낳는다.” 


이 말은 북한영화에 나오는 대사 중 일부다. 


위대한 수령과 노동당을 신뢰하고 믿는 자가 충성할 수 있고 의심하는 자는 반역자가 된다는 의미다.


북한에선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조직생활을 한다. 


조직생활 중 가장 큰 고통은 ‘생활총화’다. 


북한 주민들은 이 모임에서 자신이 잘못한 것을 사람들 앞에서 털어놓고 반성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잘못도 지적한다. 


서로 신랄하게 비판하는 시간이다.


생활총화를 인도하는 조직위원장은 늘 말머리에 “우리 당은 자신을 진심으로 뉘우치는 자에겐 과오를 묻지 않고 용서해준다”고 한다. 


속내를 털어놓을 것을 슬며시 유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고지도자의 존엄이나 북한체제를 비판하거나 불만을 말하면 가차 없이 처벌이 내려진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은 서로를 불신한다. 


적대적인 마음을 품고 보복하는 비극이 일어난다. 간부들은 이런 불신과 투쟁을 은근히 유도한다. 

주민들을 통제하기 위한 작전인 셈이다.

북한에서 각종 조직생활은 정말 고통이었다. 


그런데 이런 아픔을 겪은 탈북민들이 남한에 와서 신앙생활하며 한 번쯤 생각하는 것이 있다. 


‘조직생활이 싫어 탈북했는데, 또 신앙조직에 몸담고 생활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다. 


탈북민을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은 쓸데없는 고민이라고 질책할지 모른다. 


하지만 실패와 배신을 혹독하게 경험한 이들에겐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고민을 하는 탈북민들에게 탈북 목회자로서 다음과 같은 말을 들려주고 싶다. 


“북한에서 배웠던 ‘믿음은 충성을 낳고 의심은 반역을 낳는다’는 말이 이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국민이 된 탈북민들에게 꼭 필요한 명언입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히 11:1)” 


신앙인이라면 알고 있는 구절이다. 


하지만 이 말씀이 생소한 탈북민들에겐 철저한 신앙체험이야말로 돌처럼 굳어진 마음을 녹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종교 관련 통계단체에 따르면 북한의 주체사상은 추종자 수로 볼 때 세계 10대 종교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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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철호 목사는 인터뷰를 통해 북한사회와 주민, 신앙생활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런데 많은 기독교인은 이런 북한의 체제를 속단하면서 통일만 빨리 오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


통일이 되면 북한에 십자가를 세우고 북한 사람들 머릿속에 존재했던 김일성 사상을 지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복음을 전하면 북한 주민들이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하지만 그건 큰 오산이다. 


그런 안일한 생각이 통일 후 엄청난 종교·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번 남측예술단의 평양공연 주제는 ‘봄이 온다’였다. 


하지만 춘궁기를 맞는 북한 주민들에게 봄은 잔인한 계절이다. 


‘전민, 전군 모두가 농촌지원’이라는 전투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어린 학생들에게 강제 농촌지원 활동은 무척 힘겨운 작업이다.

 

이런 노동착취에도 북한은 왜 가난할까. 


배고프고 가난해야 통제된다는 독재망상이 김일성 때부터 이어졌기 때문은 아닌지.


성경은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라고 말씀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동포들이 독재의 폭압 밑에서 눈물로 씨를 뿌리고 있는 그 아픔에 과연 하나님께서 언제 응답하실지, 오늘도 그날을 소망한다. 


무릎 꿇고 기도드린다.


탈북민 3만명 시대다. 


많은 탈북민이 통일을 희망하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며 이 나라와 민족, 한국교회의 희망을 본다. 


또 곳곳에 세운 탈북민교회는 통일 후 북한 땅에 세워질 교회의 예행연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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