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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도동 숭실대학교 조만식 기념관 1층에 설치된 주일예배 안내무을 대학생들이 지난 10일 지나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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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여의도 집회 당시 청년들은 어린 시절 부활절 예배나 성경학교, 문학의 밤에 한번쯤 참여했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서 한국 교회의 부흥을 이끈 크리스천 상당수가 배출됐다.
그러나 이제는 교회에서 추억을 쌓은 크리스천들을 대학 교정에서 만나보기 어려워졌다. 어릴 적 교회에 대한 기억이 없는 대학생들이 이후에 하나님을 섬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 교회의 중심축을 맡을 기독대학생을 키워내는 상아탑 선교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교회 다닌 경험 없고 교회 이미지 부정적
기독대학생 수는 서서히 줄어드는 추세다.
학원복음화협의회(학복협)가 지난 10일 발표한 ‘2012 한국대학생의 의식과 생활에 대한 조사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 1000명 중 크리스천은 172명(17.2%)에 불과했다.
앞서 통계청의 인구센서스를 보면 20∼24세 청년크리스천 비율은 1995년 21.3%에서 2005년 18.7%로 소폭 감소했다.
‘이 시대 청춘의 자화상’이라는 주제로 이날 서울 신사동 소망교회에서 열린 ‘제6회 캠퍼스사역 콘퍼런스’에는 선교단체 간사를 비롯, 300여명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최근 캠퍼스 사역자들 사이에서 나돌았던 ‘기독대학생 5%’ 설이 사실이 아니었다는 데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캠퍼스 사역자들은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하는 기독대학생들의 감소세는 더 가파르다”고 입을 모았다.
CCC 서울지구 대표 이언균 목사는 “대학 신입생들 15∼17% 정도는 자신의 종교로 기독교를 꼽지만 크리스천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느냐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는 비율은 5∼7%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기독대학생들의 감소 원인은 어린 시절 교회에 다닌 경험 없는 대학생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학복협 조사에서 비기독대학생 86.3%가 ‘이전에 교회를 다닌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기독대학생들의 최초 교회 출석 시기는 ‘태어나서부터’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부터’ ‘초등학교 이전부터’ 등의 순이었다.
대학에 진학한 이후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학생은 극소수였다.
기독대학생이 줄어든 외적 원인은 교회의 부정적 이미지였다. 응답자들은 ‘기득권층 옹호, 교회 세습, 비리 연루 등 이미지 실추 때문’(61.6%), ‘기독교의 교리만 옳다고 주장하는 독선적인 포교활동 때문’(38.8%) 등으로 대답했다.
학복협 총무 장근성 목사는 “대학생들에게 기독교에 대한 얘기를 꺼내면 무관심한 경우는 더러 있었지만 지금처럼 거부감을 가진 학생들이 많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동체 의식 갖고 상아탑 선교 힘 쏟아야
대학생들이 더 이상 기독교에 등을 돌리지 않도록 하려면 한국 교회 전체가 “실추된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성경말씀을 한 번 들여다보기 전에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보고 기독교를 기피하는 대학생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나눔의 선교’도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내가 다니는 교회만 잘되면 되지”라는 식의 사고를 버려야 한다는 것.
청년크리스천의 쏠림 현상을 보이는 대형교회는 책임감을 갖고 작은 교회와 교류해야 하고 큰 교회와 작은 교회 간, 각 교회와 선교단체 간 공동캠페인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캠퍼스 현장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일부 선교단체의 모범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교회가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캠퍼스선교가  '끼리끼리 문화'에서 탈피해 비기독대학생들에게 좀 더 친밀하게 다가서는 방식으로 다양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취업, 이성 문제 등 대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흥미롭게 풀어나갈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데 소홀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다.
교회를 다니다가 그만둔 대학생 114명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신앙생활에 회의가 들어서’(34%), ‘교회 밖에 대해 지나치게 배타적이어서’(28%), ‘율법적, 강압적이어서’(15.7%) 등으로 대답했다.
무엇보다 초·중·고교생들을 위한 교회학교의 활동을 강화하고 각 가정에서 복음의 씨앗을 뿌리내리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어린 시절 형성된 종교관이 이후 종교를 선택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크리스천라이프센터 신산철 사무총장은 “가정에서 먼저 복음이 전해지고 학습돼야 자녀들이 머리가 굵어진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교회를 찾아가고 믿음이 깊어질 수 있다”며 “기독대학생과 비기독대학생들 간 가치관이 거의 구별되지 않는 현상을 보이는 큰 이유도 크리스천 부모들의 가정 사역이 그만큼 미진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학복협이 여론조사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9월 실시됐다. 설문 대상은 전국 7개 도시의 4년제 대학생(858명)과 대학원생(142명) 등 1000명이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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