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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건의문 채택에 나선 9개 기독대학 총장(직무대행, 관계자 포함)들 모습.

 
교육부 제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일반재정지원 대학에 선정되지 못한 기독대학들이 대학 평가 방식의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대학기본역량진단결과를 최종발표하기 전 미선정 대학에도 추가 예산지원에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총신대, 한세대, 협성대 등 9개 기독대학 총장(직무대행 포함)들은 30일 저녁 서울 동작구 총신대 사당캠퍼스에서 긴급 '전국 기독교대학 및 신학대학 총장회의'를 열었다.
한국신학대학협의회 이주훈 회장(서울장신대 총장) 사회로 진행된 회의에서 기독대학 총장들은 대학평가를 하면서 소규모 대학이나 종교계통 대학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총신대 이재서 총장은 "대학 평가 지표를 보면 기독교적 정체성이 무시되고 있다는 걸 느낀다"며, "기독교의 노력과 가치, 활동이 존중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독대학들은 인공지능이나 반도체, 자동차가 못하는 사회 공헌을 더 잘할 수 있다"며, "기독 대학의 정체성과 설립 목적에 맞는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규모 기독교 대학 대부분은 이공계가 아닌 인문, 사회계열 위주 학과로 구성돼 있고, 사회적 약자와 교회를 섬기는 신학, 교육, 교회음악, 사회복지계열로 구성돼 있어 대학평가제도 자체가 불리하다는 주장이다.
대학 평가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한 의견도 많았다.
협성대 박명래 총장을 대신해 회의에 참석한 성정현 미래위원장은 "진단 평가 위원 한 사람이 일주일 남짓 평가를 해서 기본역량을 진단했다는 것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성정현 위원장은 "이 구조 안에서는 일부 지표를 개선한다고 해도 미선정 대학은 거의 소규모 대학이 차지할 것"이라며, "대학과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는 4주기 기본역량 평가는 중단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KC대학교 이길형 총장은 "교육생태계에서 작은대학이 가지는 역할이 있다"며, "점수 몇점 차이로 재정지원을 받고 못하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은 대학도 평가 점수에 따른 등급을 나눠 부분적으로라도 예산을 배정해줘야 한다"며, "대학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독대학들은 격론 끝에 공동건의문을 채택하고 교육당국에 3가지를 요구하기로 했다.
기독대학들은 △ 부실대학 낙인찍기를 묵인하는 교육부 정책 추진 방식은 개선되어야 한다 △ 대학기본역량진단결과 최종 발표 전, 미선정 소규모 기독교대학에 대한 예산 균등 배분 혹은 추가 예산지원을 요구한다 △ 소규모 및 기독교 정체성 구현에 불리한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제도의 개선을 요구한다 등 3가지 건의 사항을 확정했다.
아울러, 제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일반재정지원 대학에 미선정 된 일반대학 25개 대학과도 부실대학으로 낙인찍는 대학평가 방식의 개선을 촉구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기독대학 공동건의문 채택에는 KC대학교(이길형 총장), 대신대학교(최대해 총장), 부산장신대학교(허원구 총장), 서울장신대학교(안주훈 총장), 총신대학교(이재서 총장), 평택대학교(김문기 총장직무대행), 한세대학교(김정일 총장직무대행), 한일장신대학교(채은하 총장), 협성대학교(박명래 총장)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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