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대책위 '전 목사 이단성' 결론에도 총회에서 보류

보수성향 교단 지도자들·전 목사, 정치적 지향 같기 때문이란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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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이름을 앞세워 극우성향의 정치집회를 열고, 각종 신성모독 발언과 막말을 쏟아내고 있는 전광훈 목사.
하지만 한국교회는 침묵하고 있다.
최근에는 예장 고신총회(총회장 박영호 목사)와 합동총회(총회장 소강석 목사)에 이어 통합총회(총회장 신정호 목사)마저 전 목사의 이단성에 대한 입장 표명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의 입장은 전 목사가 속한 대신복원총회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 결정을 하겠다는 것인데, 사실상 대신복원총회는 예장 백석총회에서 면직당한 전광훈 목사가 만든 교단으로 볼 수 있어서 결국 교단들이 정치적인 선택을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한국교회는 전 목사의 활동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꼴이 돼버렸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는 "니들이 그런다고 해서 한국교회가 날 이단으로 (규정)할 줄 알아? 통합 측이나 큰 교단에선 엊그저께 전광훈 이단논쟁은 영구히 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떠들고 난리야 이것들이. 나쁜 놈들이."라고 했다.
전 목사는 "한국의 신학자들이 이미 자신을 점검했다"고 주장하며 광폭 행보를 예고했습니다.
전목사는 "한국의 내로라하는 신학자들이 다 전광훈 점검했고, 심지어 지나지게 하시는 분들은 2천년 교회사에 주경학적으로 전광훈 같이 깊이 들어간 사람 없다고 신학자들이 다 그렇게 말하는데 말이야."라고 말했다.
그동안 교계 내부에서도 비판과 성찰의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2월, 이미 한국교회 주요교단들이 참여하는 '8개 교단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협의회'는 전광훈 목사를 비신학적이고 반성경적 인물로 규정하고 목회자와 교인들에게 교류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또, 고신과 합동 등 교단 내 전문성 있는 이단대책위원회들은 "전광훈 목사의 말과 신학에 이단성이 있다"고 결론 내려 총회에 보고했다.
하지만 총회 임원회는 이를 확정하지 않았다.
한국교회가 유독 전 목사의 이단성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보수성향의 목사들로 구성된 교단 지도자들이 전광훈 목사와 정치적인 지향이 같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예장합동 소강석 총회장은 논란 당시 전 목사의 이단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이단 교리를 설파하거나 책을 낸 것은 아니"라며 "과도하게 정치에 함몰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소 총회장은 "총회 산하 목회자들과 성도들 중에 전 목사의 활동에 동참한 인사들이 있다"며 "이들도 이단에 동조한 자들이 될 수 있기에 관련 문제는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는 최근 전 목사의 발언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막말과 망언으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전광훈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교회협 여성위는 "전광훈은 잘못된 성인식과 성서해석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교회 공동체의 본질을 왜곡시켰다"며 전 목사를 향해 회개와 활동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전광훈은 '마리아도 미혼모고, 예수의 족보에 나온 여성들 모두 창녀다', '전쟁 중 창녀촌 운영은 남성 군인의 성적 해소를 위해 필연적이다' 등의 발언을 했다"며 "여성에 대해서 잘못된 인식을 하나님의 말씀인 양 선포한 것은 그가 가짜 목사인 것을 여실히 드러내 준다" 고 말했다.
교회협 여성위원회 위원장 최소영 목사는 "사회에서 최소한의 신뢰도 보이지 못할 정도의 망언과 언행을 보여주고 있는데..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서 멀어진다면 하나님 앞에서도 사람 앞에서도 떳떳하게 서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신앙과 복음을 올곧게 지키려는 교회 공동체라면, 그리고 진정한 보수라면 (전광훈에 대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교회협 여성위는 또, "한국교회는 책임을 통감하며 전광훈에 대한 이단성 연구 결과를 조속히 공개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CBS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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