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환경연구소 "한국교회, 주보로만 연간 5만 2천 그루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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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사용하는 주보를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나무가 필요할까?
기독교 환경단체가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교회가 사용하는 주보에만 연간 5만 2천 그루가 사용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일반적으로 원목 한 그루가 만들어 내는 종이는 A4용지 기준으로 약 1만장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기준으로 개교회 주보 제작에 사용되는 나무 양을 계산하려면, 한 주일에 사용하는 주보 인쇄량을 A4용지로 계산해 52주를 곱하고, 1만장을 나누면 원목 갯수가 나온다.
가령, 어느 교회에서 한 주일에 A4용지를 4백장 사용한다면, 한해 52주 동안 2만 8백장을 사용하는 꼴이고, 이는 원목 약 2그루를 소비하는 양이 된다.
이같은 계산법에 따라 한국교회가 사용하는 주보양을 계산하면 적지 않은 나무가 소요되는 것을 알수 있다.
한국교회 환경연구소가 지난 5월 9일부터 9월말까지 113개 교회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 교회들이 일년 동안 주보용지로 사용한 A4 용지는 378만여장이나 됐다.
한국교회를 5만여 곳, 교인수를 1천만명 정도로 계산할 경우 한 주일에 주보로 소비되는 종이는 A4용지 1천만장 이상, 연간으로 계산하면 5억 2천만장이 된다.
원목 5만 2천 그루를 베어야 만들어낼 수 있는 종이 양이다.
교회가 한시간 사용하는 주보의 양을 줄이지 않을 거라면 재생용지 활용을 적극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교회환경연구소가 8일 마련한 ‘교회의 자원 재활용 세미나’에서 유미호 실장(한국교회환경연구소)은 “이번 조사는 통계를 조사하기보다, 개교회가 얼마나 많은 나무를 베어내고 있는지 자체적으로 알아보고 주보양을 줄이거나 재생용지 사용을 결단하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생용지를 사용하는 교회는 설문에 응답한 113개 교회 가운데 1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생용지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구입방법을 몰라서가 가장 많았고(48%), 인쇄할 때 걸림현상이 나타나서(20%), 또는 비싸다고 생각돼서(10%)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는 재생용지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 또는 정보가 부족한 때문이지 실제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다.
유 실장은 “재생용지 사용을 시도해보지 않고 잘못 들은 정보로 사용을 꺼리고 있다”면서 “일반 종이보다 싼 재생용지도 많고, 걸림현상도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 구입방법은 인터넷을 통해 살펴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심코 사용하게 되는 주보지만, 그 속에는 지구가 파괴되는 아픔이 담겨있다. 그리스도인들이, 그리고 각 교회가 조금만 신경쓰면 아주 많은 나무를 지켜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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