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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가치를 지향하는 미국의 친 공화당 주 정부와 기독교 그룹이 바이든 정부의 성소수자 정책 등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 중인 '학교 내 체육 활동에서의 성차별 금지'를 명시한 행정명령을 비롯해 미국 상원 표결을 앞둔 '평등법'(Equality Act)에 대한 저항이 대표적이다. 

미국 교계에서는 바이든 정책에 반대하면서 부흥과 기독교적 가치 확산을 갈망하는 부흥 운동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상원은 지난 8일(현지시간) 성전환 남성 선수들이 여성 운동 경기에 출전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사우스다코타주 법은 고등학교 스포츠의 여성 경기의 경우 생물학적 성별을 기준으로 여성들에게만 참가가 허용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크리스티 노엠 주지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법안이 상원을 통과했다. 곧 서명할 것"이라고 밝히고 "사우스다코타에서 여성 운동경기를 보호하고 국제 여성의 날을 기념한다"고 전했다.

앞서 미시시피주 의회도 지난달 17일 남성 트랜스젠더 선수들이 여성 스포츠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테이트 리브스 주지사는 "고등학교 및 대학교 트랜스젠더 선수가 여성 운동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지난 11일 AP통신이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인 리브스 주지사는 "법안은 어린 소녀들이 생물학적 남성과의 경쟁에서 체육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걸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가 이런 걸 강조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조 바이든의 교육부는 이 문제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아이들에 트랜스젠더주의를 주입하는 건 잘못된 선택"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학교 내 체육 활동에서의 성차별 금지'를 명시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성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 운동경기 출전은 미국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여성 격투기 경기에 트렌스젠더 선수가 출전해 여성 선수에 심각한 부상을 입히거나,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았으나 자신은 여성이라고 주장하는 남학생이, 여자 청소년 육상경기에 출전해 15차례나 우승을 차지하는 일이 벌어지면서다.

이에 올해 미국의 절반 이상의 주 정부가 트랜스젠더의 여성 운동경기 참여를 막는 법안을 검토하고 나섰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미 사우스다코타나 미시시피주 외에도 노스다코타 유타 테네시주 등에서도 트랜스젠더 선수들 때문에 생물학적 여성들에게 부당한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지난 3일 '제35회 전국 소녀와 여성의 날'을 축하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남성 트랜스젠더의 여성 경기 출전을 허용한 행정명령에 대해 "노골적인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그레이엄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올해는 축하 대신 걱정거리가 생겼다. 바이든 대통령이 여성이라고 밝힌 생물학적 남성이 여성 스포츠 경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며 "이는 명백히 불공평하며 여성 스포츠를 수십 년 후퇴시킬 것"이라 말했다.

한편 에이사 허친슨 미국 아칸소주 주지사(공화당)는 지난 9일(현지시간) 사실상 주 내에서 모든 형태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에 최종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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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 리처드 마우 전 풀러신학교 총장, 커크 매커런(왼쪽부터).

 

법안 찬성자들은 1973년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재판(Roe v. Wade· 임신 중절 권리를 인정한 미국 최고 재판소의 판례)의 판례를 재검토할 기회로 여기고 있다. 

반대자들은 이 법안이 연내로 효력을 발효하는 것은 반드시 막아내겠다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허친슨 주지사는 "이번 법안으로 향후 산모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경우에만 낙태가 허용되며, 강간이나 근친상간 등의 이유로 임신 중절이 시행되는 것은 금지한다"고 밝혔다. 

아칸소주는 올해 주의회에서 낙태를 전면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14개 주 가운데 하나이다. 허친슨 주지사는 이번 법안 서명은 "의회의 압도적인 찬성 때문이며 내가 오랫동안 지녀왔던 생명 존중에 대한 신념의 발현"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이 우세한 미국의 주 정부와 미국 기독교인 그룹들은 국가주의를 앞세웠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거리를 두면서도 고유한 기독교 가치를 뒤흔드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내는 모양새다.

최근 할리우드의 크리스천 영화배우 커크 캐머런의 '100일 계획(100-day plan)'도 이런 흐름과 관련이 있다. 캐머런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미국을 위한 100일 계획을 발표하자, 자신은 그에 대한 반응으로 캠프파이어 부흥운동인 '100일 계획'을 준비했다고 CBN뉴스가 보도했다. 

실제로 캐머런이 운동을 시작하자 30~50만명의 기독교인이 페이스북에 참여해 국가를 위해 기도했다.

바이든 대통령 후보 시절 그를 지지했던 저명한 복음주의자 리처드 마우 전 총장도 최근 미국의 한 기독교 매체와 인터뷰를 갖고 "오늘 2020년 대선을 치른다면 그를 다시 선택하겠지만 공개 지지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마우 전 총장은 평등법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 법안은 성교육에 대한 전통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기독교 단체들이 연방 교부금, 학생들을 위한 대출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호할 권리를 흔들고 있다"며 "많은 기독교 대학들이 등록금 수입의 절반 이상을 대출에 의존하고 있으며, 성 문제를 학자금 대출의 조건으로 삼는 것은 종교에 기반을 둔 학교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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