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지도부“인종문제 비화 안돼”공감대
“한인업소 불매운동 중단 위해 함께 노력
텍사스주 달라스의 한인 주유소 업주를 상대로 한 일부 흑인들의 시위 및 불매운동이 한인 단체와 흑인 민권단체 간 중단노력 합의로 수습의 가닥을 잡았다.
미주한인회 총연합회(이하 미주총연) 관계자들은 지난 2일 달라스의 NAACP 지도부와 만나 한인 업소에 대한 과격 흑인단체와 주민들의 불매운동이 중단되도록 노력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미주 총연에 따르면 양측은 한인 주유소 업주와 흑인 고객 간의 인종비하 발언으로 촉발된 이 사안이 인종갈등으로 비화돼선 안 된다는데 공감대도 이뤘다.
가장 의미 있는 성과는 흑인 시민사회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지닌 NAACP가 이번 사태와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는 점이다.
NAACP 달라스 지부 관계자들은 이날 저녁 유 회장과 달라스 한인회 안영호 회장, 김태균 부회장과 회동한 뒤 기자회견에 참석, “이 문제는 개인 간의 다툼인데 소수가 인종갈등으로 부각시켜 상부에서 매우 격앙돼 있다”며 “갈등과 폭력은 절대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NAACP 본부는 환티아 월리스 달라스 지부장에 상부의 허가 없이 이번 시위에 가담했다며 엄중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동에는 NAACP 달라스 지부의 밥 월리스 이사장과 진 잭슨 위원, 달라스 인근 도시인 어빙 NAACP 설립자인 앤서니 본드 전 회장이 협상 대표로 참석했다.
유 회장은 “과격 흑인단체들이 당장 물러설 것으로 보긴 어렵지만 흑인단체의 주류가 시위에 빠진 만큼 해결의 실마리를 잡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종문제가 지닌 강력한 `휘발성’을 감안할 때 해결이 아닌 불안전한 봉합이 이뤄진 것이란 지적 또한 만만치 않다.
또 다른 상황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한인사회가 지금 당장이라도 흑인사회에 가까이 다가서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인종문제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흑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흑인 노숙자나 부랑아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자선활동으로 흑인사회와의 벽을 허물고 친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미주 총연 관계자는 “한인에게 흑인은 단지 돈벌이 대상이 아니라 같은 소수 인종으로서 함께 가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과거 미국 내 한ㆍ흑 갈등 사례를 검토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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