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 5명 입양 '장희용·김미야' 부부가 말하는 양육

낙태를 고민하는 여성이 있다면 낳으라고 부탁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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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희용 김미야씨가 지난 10일 부산 동래구 자택에서 6명의 아이와 함께했다. 왼쪽부터 장씨, 다섯째 상훈, 둘째 상준, 넷째 상현, 셋째 상혁, 첫째 상민, 김씨. 맨 앞은 2018년 마지막으로 입양한 막내 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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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씨가 2013년 당시 3명을 입양했을 때 촬영한 사진. 이 사진은 홀트입양가족사진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장희용(43) 김미야(45)씨 부부에겐 6명의 아들이 있다. 

첫째 상민(16)군만 빼고 5명은 모두 생후 12개월 이내에 입양한 아들이다.

두 사람은 부산 온천교회에서 만나 2003년 10월 결혼했다. 

장씨는 교회 영상IT담당 간사로, 김씨는 유치원 교사로 일했다.

2004년 첫 임신을 하고 산부인과 검사를 받았는데, 다운증후군에 무뇌아였다. 

유산을 하고 다시 6개월 만에 상민이를 임신했지만, 12주 때 검사에서 기형아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부부는 장애가 있더라도 낳겠다고 했다.

지난 10일 동래구 자택에서 만난 김씨는 "하나님께 '상민이를 정상으로 낳게 해주신다면 다른 아이들을 더 입양하겠다'고 서원기도를 했다"면서 "감사하게도 아이는 정상이었다. 

하나님과 약속한 대로 입양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주변에 입양가정이 없는 데다 양가 부모의 반대가 심했다. 

그러나 부부는 성경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을 통해 구원하실 영혼이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그의 마음에 서원한 것은 해로울지라도 변하지 아니하며"(시 15:4)라는 말씀을 붙들고 홀트아동복지회의 문을 두드렸다.

2007년 상준(14), 2010년 상혁(11)을 입양했다. 이어서 2013년 상현(8), 2015년 상훈(6)도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막내 재민(4)은 2018년 보육원을 통해 입양했다.

장씨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 때문에 나중에 아이들이 우리를 원망하지 않을까 걱정도 많았다"면서 "하지만 하나님께 묻고 지혜를 구하면서 아이를 키웠더니 그 가운데 주님의 은혜가 있었다.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것은 가장 귀한 예수님 말씀을 전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김씨도 "기도와 말씀 보는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육아와 가정일이 많다. 지치긴 하지만 아이들과 울고 웃으며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한다"면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이가 늘어날수록 점점 행복이 커졌다는 것"이라며 웃었다.

입양한 아이들이 부모를 찾지는 않았을까. 

장씨는 "아이들에게 정체성 혼란이 2번 오는데, 보통 5~6세에 한번, 8세가 되면 또 한 번 온다"면서 "어릴 땐 입양의 의미를 잘 몰라서 불안 증세를 보이고 '우리 엄마는 어디에 있느냐'고 자꾸 묻는다. 

그럴 때마다 아이와 함께 울어주고 기도해주며 하나님의 특별한 계획에 대해 이야기 해줬다"고 회고했다.

김씨는 "아이들이 혼란스러워할 때마다 꼭 안아주면서 '하나님이 널 만드셨단다. 낳아준 엄마도 진짜 엄마이고, 키워준 엄마도 진짜란다'라고 위로해줬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생모를 찾는 것은 이성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하는 과정이어서 팩트 그 자체로 담담히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입양 부모는 이때 '아빠 엄마는 진짜가 아니잖아' 등의 반응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6형제의 일과는 오전 7시 시작된다. 

새벽예배 영상음향 송출을 맡은 아빠가 교회에서 돌아오면 아침 식사를 한다. 

오전 8시가 되면 차를 타고 2명은 내성중학교로, 2명은 온천초등학교로 간다.

2명은 집에 남아 엄마와 성경 암송과 놀이를 한다. 

6명의 아들들은 하교 후 빨래, 설거지, 청소, 쓰레기 버리기 등 각자 역할을 한다. 

저녁 식사 후 가정예배를 드리고 방 3개에 흩어져 잔다.

장씨 가족은 부담이 크지만 6년 전 대출을 받아 115㎡(약 35평) 아파트로 이사했다. 

아이들의 몸집과 행동반경이 커졌기 때문이다. 

아파트 거실 한가운데는 공부용 책상이 있다. 21㎏ 세탁기를 하루 3번 돌리고 건조기는 필수다. 거실과 부엌 바닥 전체는 매트를 깔아놨다.

둘째 상준이는 입양 초기 많이 울었다고 한다. 

자신을 낳아준 생모를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엄마의 심정을 가장 잘 아는 속 깊은 아이가 됐다.

상준이에게 "훗날 생모를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할 것 같냐"고 물었다. 

"저를 입양 보낸 게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저는 이렇게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엄마가 너무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해요. 저를 길러주신 엄마의 사랑은 하나님 사랑과 비슷한 것 같아요. 그 은혜를 제가 어떻게 다 갚겠어요."

부부는 낙태를 여성의 인권, 자기 결정권으로 포장하고 낙태죄를 없애려는 시도 앞에 어떤 생각을 할까.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생명은 꼭 지켜야 합니다. 낙태를 고민하는 여성이 있다면 꼭 낳으라고 간곡히 부탁하고 싶어요. 우리 같은 사람들이 부모가 될 것입니다. 크리스천 가정에서 입양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으면 좋겠어요."(장씨)

"생명 선택이 맞아요. 저는 생모에게 감사한 마음이 있어요. 이렇게 소중한 아이들을 낳기 위해 저 대신 힘들게 10개월을 보내고 출산 후 몸조리를 했잖아요. 진짜 힘든 상황이었을 텐데 아이들을 끝까지 지켜줘서 참 고마워요."(김씨)

첫째와 셋째, 다섯째는 왼손잡이로 노래를 좋아한다. 

둘째와 넷째, 여섯째는 독서를 좋아하고 식성이 좋다. 

6명의 공통점은 얼굴에 '그늘'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웃는 모습을 가만히 보니 엄마와 아빠, 아들 6명의 닮은 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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