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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교회와 장애인식 개선'을 주제로 사회복지현안세미나가 열렸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총회 사회봉사부(부장 도영수 목사)가 24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교회와 장애인식개선-장애인과 하나님나라'를 주제로 사회복지현안 세미나를 열고 장애인에 대한 한국 교회의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계윤(장애인복지선교협의회장)목사는 '장애인복지선교학적 관점에서의 장애 이해'를 주제 로 발표에 나섰다. 

이 목사는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지원이 있으면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장벽이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경은 차별과 배제, 소외, 학대 방임 되는 것을 장애로 규정한다"며 "사회적 지원이 있을 때 장애인은 어떤 불편함도 겪지 않고 나도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니지만 오늘 이 자리에 오는데 아무 어려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예수님을 바라보면 '예수님'과 '장애'는 함께할 수 밖에 없는 단어"라며 "예수님은 몸과 마음이 약한 자들에게 먼저 다가가 말씀을 전하고 사역 하시며 당신 스스로 그리스도임을 증거하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예수님처럼 (장애인을) 바라보고, 예수님처럼 생각하고, 예수님처럼 사역해야 장애인과 약자 인권 존중받는 하나님 나라가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지금의 교회는 손상과 연약함을 장애로 생각하고 장애인을 비장애인들과 분리해 개선 해야하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태초에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도 연약함을 갖고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는 모두 약하고, 약할 때 강함을 드러내시는 분이 하나님임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태초의 인간인 아담과 하와는 서로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이자 다칠 수 있는 연약하고 손상 상태 위험에 놓칠 수 있었던 존재였다"며 "여기에 있는 우리가 과연 어떤 연약함과 손상이 없다고 자부할 수 있는지 반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진 발제에서 김용구(한남장애인심리센터장)목사는 '교회에서 장애인 살아가기'를 주제로 교단에서 제시한 '교회에서 장애인이 차별을 경험하지 않도록 하는 실질적인 방안'을 소개했다.

김 목사는 목사 양육 과정에서부터 장애인 인식 제고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회는 장애인 복지 선교 관련해 신대원에서 학점 또는 필수 과목으로서 장애와 신학, 장애인식개선 교육이 연계된 교과를 시행하고 총회 차원의 시행령으로 총회 노회 개최 시 장애인식개선 교육 이수에 대한 커리큘럼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김 목사는 접근권(이동권)영역에서의 장애인이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목사는 "현재 교회 셔틀버스 운영하는 교회 중 휠체어가 탑승할 수 있는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교회는 많이 없고 교회에 장애인 화장실이 구비돼있는 곳도 많지 않다"며 "출입문, 복도, 계단, 승강기, 화장실, 욕실, 샤워실· 탈의실, 점자유도블록 등이 올바로 설치돼 장애인들이 교회로 오는데 방해받는 것이 있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설교 시 장애인 관련 용어 선택에도 신중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절뚝발이, 앉은뱅이, 벙어리, 불구자 등 장애인을 비하하는 용어는 설교할 때 사용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교회가 ‘장애돌봄 무게’ 나눌 수 없을까

잇따르는 장애인 가족 비극 실태 연구 속 현실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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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많이 두려웠어요.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충동적으로 그런 일을 저지를지 모르겠다 싶었어요. 삶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눌러가며 버티는 순간이 하루에도 몇 번인지..."

발달장애인 딸을 8년째 키우고 있는 홍현주(가명·46)씨는 최근 잇따라 보도된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의 '살해 후 극단적 선택' 소식을 접하며 가슴을 부여잡았다고 했다. 

이 같은 참극은 2년 새 수도권을 비롯해 충북 전남 제주 등에서 11건이나 발생했다.

서울시복지재단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고위험 장애인가족 지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가족돌봄자 3명 중 1명(35%)은 극단적인 선택을 떠올리거나 시도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돌봄자들은 '양육 및 돌봄'(46%) '정신적 건강'(23.5%) '생계 곤란'(18.8%) 등의 문제를 겪고 있었고, '돌봄 스트레스'(75.5%) '우울·불안'(66.5%)으로 정신적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였다. 

가족돌봄자란 장애인 가족을 돌보며 생활하는 직계 가족을 말한다.

신은정 생명존중희망재단 교육연구본부장은 "장애인 가족돌봄자의 경우 심리적 체력적 탈진을 겪으면서 대인관계가 소원해지고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데 코로나 기간 문제 상황이 누적돼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비장애인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빠르게 일상을 회복하는 반면, 복지 사각지대를 위한 대면 지원 서비스가 회복되는 속도는 더뎌 장애인은 물론 가족돌봄자들까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용구(한남장애인심리센터장) 목사는 "장애로 인한 어려움을 장애인 가족이나 당사자 책임으로 돌리는 사회 기조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연구 조사에서 응답자 3명 중 2명(67.2%)은 '지인 등과 자주 연락을 하지 않거나 만나지 않는다', 2명 중 1명(50.8%)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가족구조적으로 취약한 배경을 안은 채 돌봄 건강 재정 우울감 등 복합적인 문제를 중첩적으로 겪고 있지만, 외부와의 교류 부족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는 현실을 보여준다. 

장애인과 가족돌봄자 지원을 위한 정책 과제로 '지역주민을 활용한 서포터즈 운영' 방안이 모색되는 이유다.

조성돈 기독교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 대표는 로버트 퍼트넘 하버드대 교수가 제시한 '사회적 자본' 개념을 들어 교회 역할을 제시했다. 

조 대표는 "수평적 문화의 네트워크와 신뢰감이 협력적 활동을 촉진해 '사회적 자본'을 만들고 이는 사회 구성원 간의 끈끈함을 만든다"며 "우리 사회 그 어떤 조직보다 촘촘하게 지역사회에 형성돼 있는 교회가 공동체 의식을 갖고 이웃의 위기상황 지원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서포터즈 역할을 훌륭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가 선교·복지적 측면에서 지역 내 주민센터와 적극적으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 목사는 "장애 유형에 따라 반찬 청소도움 교육서비스 등 필요한 내용이 모두 다른 만큼 교회가 주민센터와 협력해 교회의 자원을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김현승 서울시복지재단 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고위험군 장애 가족 중 상당수가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사항, 연금시스템 등을 모르고 있다"며 "교회가 주민센터와 연계해 정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해준다면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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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뱅이·벙어리... 차별적 장애 용어 사용 안 돼”

 

교회 설교에서 장애인을 비하하는 용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과거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시절 썼던 용어를 교회가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용구(한남장애인심리센터장) 목사는 24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사회봉사부(부장 도영수 목사)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설교에서는 장애인 관련 용어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앉은뱅이 벙어리 난쟁이 귀머거리 등의 용어를 사용하면 안 된다"며 "많은 목회자가 시각장애인보다는 맹인이나 장님이라는 말을 고민 없이 쓴다. 방송 설교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간질환자 절름발이 나병 등의 표현도 마찬가지다. 성도들은 목사의 설교를 들으면서 은연중 이런 말을 써도 된다고 인식한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교회에서 장애인이 차별을 경험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소개했다. 

그는 "교회는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는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장애인 화장실을 설치해야 한다"며 "출입문 복도 계단 승강기 화장실 샤워실 점자유도블록 등이 올바로 설치돼 장애인이 교회로 오는 데 제한이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교회 안에서 장애인이 교육을 받고 비장애 성도들과 교제할 때도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도 했다. 

김 목사는 "교육 프로그램, 수련회, 성경공부 진행에서도 장애인 편의 시설과 장애인 부서, 장애인 봉사 부서를 운영해야 한다"며 "찬양이나 기도회를 진행할 때도 (장애인이) 활동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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