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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하나님이 주시는 가장 위대한 선물이다. 

단편소설을 여러 편 썼지만, 책으로 묶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짬짬이 써온 수필도 한 권의 수필집으로 펴냈다.

쓰기만 했지 덜어내지 않으니 더는 진전이 없는 것 같아서 단편집으로, 수필집으로 묶어 내기로 했다. 

문학도 사람 따라 이민 온다. 사람 따라 이민 온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이민 생활의 두렵고 힘든 삶에서 애환, 고민, 목표가 무엇인지 기록하고 싶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교포는 교포들의 이야기를 읽어야 마음에 와닿고 공감도 느낀다.

같은 코로나 19 사태도 한국과 미국에서 맞이하는 분위기가 다르고 대처하는 방법도 다르다.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현상이겠으나 나는 한국 사회와 미국 사회를 동시에 살고 있음으로 양쪽의 잘, 잘못을 볼 수 있다. 

눈에 보이는 다름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같은 미국 시민이면서도 같이 어울리지 못하고 사는 이방인으로서의 삶이 어떠한지 들려주고도 싶었다. 

작품은 작가가 살아온 지역이 배경이 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안다. 

내가 살아온 곳이 샌프란시스코 지역이어서 내 작품의 배경도 이곳이 대부분이다. 

이것은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나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이나 수필이 장점이 되겠고, 한국 독자들에게 생소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게 단점일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을 염두에 두고 신경을 썼다고나 할까? 

무엇보다 경험의 힘을 당해낼 글은 없는 거로 안다. 

가능하면 경험을 살려 글에 녹여나도록 애썼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라는 한국이다. 

가장 좋아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사랑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다르다. 

많은 친구 중에 사랑하는 친구는 하나이어야 하지만 좋아하는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 

사랑은 손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이지만 좋아하는 건 손해 본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미국에서 한글로 책을 낸다는 건 손해 보는 일이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내가 좋아서 미국에서 살지만, 몸에 배어있는 한국 문화는 씻어버릴 수 없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이민자들이 다 그렇다. 

내가 한국 문학에 굶주려 한국 작품을 읽고 한글로 쓰는 이유가 몸에 절어있는 한국 문화를 우려내야 하는 숙명 때문이다. 

사실 이런 이야기들도 다 핑계에 불과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글이 쓰고 싶어서 썼을 뿐이다.

그저 끝없이 쓰고 싶을 뿐이다.

사람 사는 곳에는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고 이야기의 중심이나 언저리에는 늘 사랑이 도사리고 있다. DNA 구조가 같은 사람이 있을 수 없듯이 사랑도 사람 따라 제각각이다. 

사랑은 자아상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 

건강한 자아상을 지닌 사람에게서는 긍정적이면서 건강한 사랑이 싹트고 가난한 자아상을 지닌 사람에게서는 부정적이면서 가난한 사랑이 싹트는 게 일반적이다.

아무리 어려운 코로나 팬데믹 자가 격리라고 해도 삶은 계속 이어지고 삶 속에는 사랑이 있기 마련이다.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사랑이 병들어 가기도 한다.

힘겨운 생활의 내면을 더듬어 파악하고, 그걸 정직한 글로 표현하면서 마음의 치유와 위안을 얻은 경험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다. 

             -신재동작가의 말

 jdshin20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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