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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형주 기자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중동 평화안에 근거한 서안지구 합병을 7월 1일 이후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구체화 시키면서, 국제사회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내부에서까지 맹비난을 받고 있다. 

리쿠드당과 청백당은 이스라엘 통합정부 구성 조건 중 하나로, 7월 1일 이후 서안지구 합병을 국회에서 표결에 부치기로 합의했었다.

7월 1일이 다가오면서 트럼프 중동 평화안에 근거한 서안지구 합병이 무엇인지에 대한 공방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서안지구 합병에는 몇 가지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우선 트럼프 중동 평화안에서 제안하고 있는 서안지구 합병 지도가 명확하지 않고, 두 번째로 우파당들 중에서도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을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극우파들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점, 세 번째로 미국의 지지 외에는 전 세계가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합병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점유가 불법이라는 시각과 이스라엘 내부의 정치적 의도들이 충돌하며 서안지구 합병 이슈는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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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텔아비브서 열린 서안지구 합병 반대 시위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중동 평화안 지도에서의 서안지구 합병 지역은 서안지구 전체의 30%로, 현재 C구역으로 나눠져 있는 지역의 50%를 차지한다. (트럼프 중동 평화안 관련 기사 참조: http://krmnews.tv/2020/01/28/dealofcentury2/) 

서안지구 C구역은 오슬로 협정에 의거해 이스라엘이 관할하는 지역으로, 현재 130여 개의 정착촌이 들어서 있고 40만여 명의 유대인들이 살고 있다. 

중동 평화안에서는 이스라엘 안보를 위해 요르단 국경과 붙어 있는 요단 계곡과 큰 규모의 정착촌들을 이스라엘로 편입시키는 것이 취지이다. 

이 취지에 근거해 4년이라는 유효기간을 두었고, 이 시간 안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협의 하에 함께 세부적인 지도를 그리도록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트럼프 평화안을 아예 보이콧했고, 이스라엘과 미국과의 안보 협조도 끊은 상태이다. 

그러므로 서안지구 합병을 위한 세부 지도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참여로만 그려지고 있다. 

내부적인 문제로는, 네타냐후의 지지 베이스였던 우파당들 중 극우 정착촌 리더들이 트럼프 평화안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평화안에 제시된 지도에 포함되지 못한 ‘성경의 유대와 사마리아 지역’ 정착촌들이 이에 속한다. 
이들은 근본적으로 성경에서 약속된 땅이 모두 이스라엘에 속해야 한다고 믿으며, 이스라엘 땅 내에서의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안은 “작은 부분의 땅만 얻고, 팔레스타인 나라 건설을 지지하는 내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까지 하고 있다. 

이것으로 인해 이스라엘과 미국의 관계까지 영향을 주고 있어 네타냐후를 고심에 빠뜨리고 있다.
 
전 세계 나라들은 입을 모아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합병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고, 요르단 같이 평화협정을 맺은 주변 아랍국가들 또한 강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수니 아랍국가들과의 관계가 완화되고 있던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아랍 에미레이트는 미국유대인컨퍼런스에서 외무부 장관의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이 합병을 포기할 시 문화,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협조"에 대해 거론하기까지 했다. 

아랍 에미레이트는 이스라엘과 외교관계가 없는 나라로, 외무부 장관 같이 높은 직분의 사람이 공식적인 유대인들의 모임에서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언급한 적은 역사상 한번도 없었다. 

이외에도 실질적으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반응, 합병으로 인한 테러와 전쟁 가능성, 합병된 서안지구 지역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거주권 부여 등 아직도 많은 문제들이 눈 앞에 있다. 

과연 네타냐후가 비리 재판, 코로나 사태,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페인이라는 폭풍을 뚫고, 모두가 반대하고 있는 합병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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