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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네 꼬마들까지 흥얼거리게 만든 노래가 있다. 

‘렛 잇 고(Let it go)’.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Frozen·사진)’에서 주인공 ‘엘사’가 부른 주제가다. 

모든 걸 얼려버리는 신비로운 힘을 지닌 엘사는 행여 그 힘 때문에 하나뿐인 동생 ‘안나’를 해할까, 어렸을 때부터 힘을 감춰야 한다는 교육을 받으며 고립된 채 살아 왔다. 

하지만 대관식을 위해 세상과 대면하는 날, 힘을 통제하지 못하고 결국 만천하에 자신의 비밀을 보이고 만다.

 왕국과 안나까지 뒤로한 채 두려움에 떨며 홀로 북쪽산을 오르던 엘사. 

그간 자신을 구속했던 짐들에서 벗어나려는 듯 ‘내버려둬’ ‘다 잊어’라는 의미로 ‘렛 잇 고’를 부르며 그만의 얼음성에서 살 것을 다짐한다. 

오히려 그것이 스스로를 더 가두는 것이요, 세상을 더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 채 말이다.

귀에 쏙쏙 감기는 노래 외에도 빼어난 영상미,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주변 친구들의 잔잔한 이야기는 겨울왕국을 보는 또 다른 재미다.

 여기서 팁 하나. 그리스도인이라면 겨울왕국 곳곳에 배어 있는 기독교적 가치들을 놓쳐선 안 된다. 

이미 미국에선 “지난해 개봉작 중 겨울왕국이 가장 기독교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다면 겨울왕국에서 볼 수 있는 기독교적 핵심 키워드는 무엇일까.

-희생 : 얼어붙은 세상을 녹이다

더 멀리 도망쳐 스스로 얼음성에 갇힌 엘사, 차갑게 얼어붙은 저주받은 땅을 치유하기 위해 안나가 나선다. 

여기서 곰곰 생각해보자. 

안나의 모습이 누구와 닮지 않았는가. 

일산 로고스교회 안성우 목사는 “사람들은 엘사를 잡기 위해 얼음성으로 향하는 반면 안나는 언니에게 손을 내밀러 찾아간다”며 “세상으로부터 입은 상처나 죄로 말미암아 두려워할 때, 또 사탄의 공격을 받을 때 우리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미시는 예수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엘사는 죄를 짓고 두려움에 떠는 우리네 모습과 많이 닮았다. 또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쫓겨나 큰 상처를 입은 가엾은 영혼이기도 하다. 

그리고 얼어붙은 땅은 죄인들로 가득한 지금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아닐까. 결국 겨울왕국에서 차디찬 엘사의 마음, 얼어붙은 땅을 녹인 건 언니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내놓은 안나의 희생이었다.

사랑 :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다

심장에 상처를 입고 몸이 점점 얼어붙는 안나를 옆에서 지킨 건 눈사람 올라프다. 

친구를 위해 벽난로에 불을 피운 올라프는 몸이 녹아내린다. 올라프가 안나에게 말한다. “친구를 위해서라면 몸이 녹아도 괜찮아. 사랑이란 다른 사람이 원하는 걸 내가 원하는 것보다 우선순위에 놓는 거야.”

친구를 위해 녹아 없어져도 괜찮다는 올라프, 또 언니를 위해 몸이 얼어붙어도 된다는 안나에게서 우리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이 보인다. 
예수님은 사랑을 말로만 하지 않으셨다. 
진정한 행동인 ‘희생’을 통해 죄인 된 우리를 살리셨다. 

동생에게서 사랑을 체감한 엘사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차디찬 마음의 문을 열어 힘을 스스로 통제하게 된다. 

죄를 짓고 저주로 여겨졌던 능력이 희생과 사랑으로 말미암아 축복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엘사는 결국 그 능력으로 얼어붙은 땅을 녹이고 세상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선물한다.
겨울왕국은 진정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말로만 하는 사랑이 아니라 몸으로 실천하는 ‘희생적인 사랑’을 강조한다. 예수님의 숭고한 희생과 사랑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사명은 분명하다. 사랑을 베풀고 살아야 한다. 

안 목사는 “얼음성에 갇힌 채 힘겨워하는 이들을 찾아가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줘야 한다”며 “마음을 녹이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요하고, 진정한 사랑의 행동은 곧 희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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