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단일성이 강해 다양한 문화를 찾기 힘들다. 하나님은 한국을 부흥과 기도의 정신으로 축복하셨지만 한국의 기독교 문화는 독일 영국 미국만큼이나 제국주의적일 수 있다.”(패트릭 존스톤 국제WEC선교회 선교사)

“선교에 막대한 투자를 하지만 지혜롭지 못한 경우가 있다. 파송 교회의 요구와 기대가 커서 선교가 조급하다. 열정은 많지만 전략이 부재한 경우가 많다.”(윌리엄 테일러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선교분과위원장)

한국교회 선교사 파송 규모가 세계 2위 자리를 확고히 지키면서 안팎으로 한국 선교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엔 비판이 아니라 애정과 간절함이 담겨 있다.
서구 선교의 급속한 쇠퇴 속에 한국을 비롯한 비서구 교회들이 복음 전파의 속도를 늦춰선 안 된다는 절박함이 그것이다.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기대감은 지난 100년 전까지 세계 선교를 리드했던 서구 교회에서 더 많이 나오고 있다.
선교 규모가 커진 만큼 확실한 역할을 보여 달라는 주문이다.
세계 선교 지도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한국 선교의 부족한 2%는 무엇일까.
강한 단일문화, 언어 능력 부족, 전략 부재, 지나친 성과주의, 협력정신 결여, 프로젝트 중시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지난 2월 방한했던 조너선 봉크 미국해외선교연구센터 원장이 지적한 것도 맥을 같이 한다.
봉크 원장은 “한국교회의 성공지향성이 가장 큰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며 “만약 교회가 세상의 성공을 추구한다면 실패”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를 선교와 연결지으며 “선교 역시 세상적인 성공을 추구한다면 명백한 실패가 될 수 있다”며 “철저히 성경이 말하는 제자도에 근거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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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상으로 보면 한국교회 선교는 분명한 성장을 이뤘다.
1980년 당시 100명에서 시작된 해외 선교사 파송은 지난 30년 사이 2만1000여명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를 이뤘다.
선교사들이 전 세계 169개국에서 복음의 메신저이자 민간 외교사절로서 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급속한 선교 발전은 성숙의 시간을 갖지 못하게 했다.
파송에만 급급했지 선교사 멤버관리에 소홀했고 마땅한 선교전략도 제시하지 못했다. ‘파트너십(partnership)’ 또는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으로 불리는 다각적 협력도 미약했다.
비효율적 단기선교 등의 부작용이 나왔다.
미성숙함은 선교지 곳곳에서 잡음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2008년 7월 필리핀 마닐라 인근 지역에 한국교회의 단기팀 10여명이 도착했다.
대부분 젊은 층인 이들은 한 손엔 학용품을, 다른 한 손엔 카메라와 캠코더를 들고 있었다.
고아원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찾은 것이다.
1시간 남짓 선물을 주고 찬양과 율동을 가르친 청년들은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는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이 고아원에는 그 후 10개의 단기팀이 다녀갔다.
선물만 주고 떠났다.
그게 전부였다.
고아원을 안내한 K 선교사는 “해마다 단기팀이 다녀가지만 그것뿐”이라며 “지속적으로 방문해 복음을 전하려 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세계선교부 김한중 본부장은 “한국교회 현대 선교는 겨우 30년밖에 안 된 초년생 수준”이라며 “여전히 계속되는 미숙함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만약 한국교회가 2만명, 세계 2위 등 숫자의 유혹에 빠지지 않는다면 선교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나친 자학감에서 벗어날 필요도 있다.
한정국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은 “그동안 한국교회는 서구의 잣대로 선교를 비판해왔다”며 “이제는 여기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경이 기준이 돼야지 특정 문화적 기준이 한국 선교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준 모델에 따라 선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선교계 역시 비판보다 사랑으로 지켜보고 있다.
윌리엄 테일러 WEA 위원장은 비판에 앞서 한국 선교의 장점을 더 많이 열거했다.
“기도의 뒷받침이 강하고 헌신하는 교회들이 많습니다.
고난을 감수할 줄 알고 아시아적 통찰력이 있습니다.
사역자들의 70% 이상이 젊은 층이어서 선교지에 오래 머물 수 있습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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